”외로운 사람을 오해하게 두지 말아요.” 최진영 작가님의 〈오로라〉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제주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곳, 스스로를 죄는 규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 두 달 동안 제주에 머물게 된 ‘너’는 ‘오로라’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거센 겨울바람이 세상을 지휘하고,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 하늘을 날아가는 새와 발코니에 떨어져 죽은 새가 발견되는 겨울 제주에서 깊은 외로움에 몸을 담그고 힘을 빼다 보면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진심이 천천히 떠오를지도 모르겠어요. “딱 들어맞을 때보다 어긋날 때가 많”다고 느껴지는 때, 〈오로라〉와 함께 믿음, 믿음, 믿음 중얼거려보고 싶어집니다.
위클리 픽션 올해의 마지막 소설이었죠. 이혁진 작가님의 신작 〈가장 완벽한 주행〉은 다음 주까지 공개됩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생겨나는 이해관계, 그리고 윤리의 문제를 고찰해내는 이 작품을 읽은 한 독자분께서 “지금 고민 중인 바로 그 문제를 다뤄준 소설!”이라며 감격스러운 후기를 남겨주셨다지요. 재호의 회사는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슈마허’를 출시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이 기술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에게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고 슈마허는 단순히 회사 내부의 갈등을 넘어 개개인에게 고민할 거리를 남깁니다. 갈등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고, 따져보아야 할 문제는 더더욱 중첩된 가운데 타협할 수 있는 것과 타협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이들은 슈마허를 위한, 혹은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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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의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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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아직도 어린 시절의 잘못을 떠올리면 얼굴이 창백해지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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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장르문학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선보여온 송경아 작가님의 위픽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을 소개합니다. 🌈 아주 작은 잘못도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크게 느꼈던 어린 시절의 나 자신을, 빼꼼 열린 방문 🚪으로 조용히 들여다보는 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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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 동성결혼 제도화, 국가폭력과 배상금 소송……. 소설의 세계관은 무척 거대하지만, 그 세계를 살아가는 어린아이의 마음은 아직 작은 것에도 흔들리게 마련이죠.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은 주인공 ‘박김소현’의 탄생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점점 무뎌지는 감수성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짚어내요. 저는 이 책을 만들면서 유독 “우리 집이야! 우리 집이라고!” 하면서 우는 어린 소현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메아리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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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으로 선택한 ‘(살짜쿵) 열린 문‘ 안쪽에는 “조금 더 불쌍히 여겨”주고 싶은 어린 시절이 들어 있어요. 작은 잘못을 저지르고 방 안에 숨어 있으면서, 언제든 엄마가 들어와 안아주고 달래주기를 기대하며 살짝 열어놓는 문. 어린이의 호기심과 모든 사건의 시작을 상징하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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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을 꼭 끝까지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소설이 끝날 때까지 소현은 어릴 적의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것 같아 보여요. 누구나 다 스스로에게 관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위픽 뉴스레터의 휴재 이후에도 이 특집호를 열어보신 독자님이라면, 그 다정한 마음이라면 “지나간 시간대의 타인”인 어린 시절에도 인사를 건넬 수 있다고 믿어요.👋 위픽과 함께 너그럽고 다정한 겨울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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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아, ‘작가의 말’에서
그래서 이 소설은, 아직도 어린 시절의 잘못을 떠올리면 얼굴이 창백해지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입 밖에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이 소설의 가혹해 보이는 결말이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썼다. 이미 저질러진 일을 상징적으로나마 속죄할 길이 있다는 것은 위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일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이 어릴 적의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모두 타인에게 너그러워야 하며, 이미 지나간 시간대의 자신도 타인이기 때문이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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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부푸는 사랑이 복숭아처럼 두둥실 떠오를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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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 : 2023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지금 이 순간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떠오른 현호정 작가님의 《삼색도》를 소개합니다. 제목으로 쓰인 “삼색도”란 단어는 흰색, 분홍색, 붉은색의 세 가지 꽃이 한 그루에 피는 복숭아나무를 뜻합니다.🌸 서로 다른 빛깔의 세 사람이 아무도 몰래 떠나는 궁궐 밖 야행을 그린 이 작품과 꼭 어울리는 제목이죠. 사랑과 갈망, 기대와 긴장으로 뒤섞인 작품 《삼색도》를 두고 작가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현호정 작가님께 직접 들어보는 《삼색도》, 즐겁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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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삼색도》는 실존 인물인 순빈 봉씨(태애)와 궁녀 소쌍, 단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실제 사건을 빌려와 쓰인 작품이지요. 이번 작품을 통해 세 사람에 관한 흥미로운 사료들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이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소설로 만들어졌는지 그 시작이 궁금해요.
A1. 관심사와 전공이 그쪽이다 보니 여러 사료를 접하곤 했는데 여성 인물의 이야기에 관해서는 늘 불만족스러운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기록 자체도 적거니와 학자들의 해석 또한 딱히 객관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은 느낌이라서요. ‘순빈 봉씨’의 경우 처음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요. 그냥 어느 날 궁궐의 왕비나 세자빈, 후궁 등의 이름이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생각하다가 그들의 이름을 혼자 지어보게 되었고, 태애를 마주쳤고,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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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작가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희곡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향과 태애, 태애와 소쌍이 함께한 어느 날 밤의 장면은 눈에 그려지는 듯했고, 서로 주고받는 대화들은 쿵짝이 잘 맞아 리듬감 있게 귀에 들리는 듯했고요. 이 작품을 쓰실 때 가장 공들여 쓰신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2. 7년쯤 전에 합평 모임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제가 ‘야한 소설’을 써 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결국 한 줄도 써 가지 못했었어요. 그 뒤로도 얼마간 모임원 중 한 분이 ‘호정 씨 야한 소설은 언제쯤 완성되냐’고 계속 물어봐주셨고, 최근 그분과 젊은작가상 시상식에서 재회한 후 이제 그것을 보여줄 때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한 장면을 잘 야하게 하고 싶었고요, 딱히 그렇지는 않은 장면들에도 시각적으로 감각할 수 없는 야릇한 분위기를 향기처럼 배경에 계속 깔리게 하는 데에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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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삼색도》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요. 중간중간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인생 얘기를 듣다 보면 세 사람의 삶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 사연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요?
A3. 태애, 소쌍, 단지의 생애에서 한 부분씩을 돋보기처럼 들여다보는 단편들을 더 써서 한 권의 연작소설집으로 묶고 싶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어요. 유년기의 그들이나 노년기의 그들을 생각하면, 딴짓을 하며 놀다가도 애틋한 마음에 다시 자료들 앞에 앉게 됩니다. 새로 쓸 단편들에서는 지금까지 잘 다뤄지지 않은 더 다양한 불온한 성애들을 말해보고 싶어요. 행위의 묘사도 더 구체적으로 자세히 하고 싶고요. 제가 대략 1년간 성애적으로 친밀한 사람이 없는 상태인데요, 그 기간 동안 태애와 소쌍과 단지를 무척 많이 사랑했고 계속 그러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독자분들께서도 궁금하거나 보고 싶은 장면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그 장면들을 넣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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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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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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