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폭설이 쏟아졌던 그날, 합정 어느 바에서 현호정 작가님의 《삼색도》 완독회가 열렸습니다. 문학살롱 초고를 가득 메운 관객들의 웃음소리와 감탄이 쏟아지고, 《삼색도》 표지 색을 닮은 치맛자락이 작가님의 움직임을 따라 나풀나풀 흔들렸지요. 태애와 소쌍, 단지와 함께 코끼리를 찾아 떠난 궁궐 밖 여행에서 돌아오니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여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 소설은 나를 새로운 곳에 데려가주는 여행이기도 하구나, 생각하며 조심조심 걸어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세 번의 젊은작가상과 2018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김성중 작가님의 〈두더지 인간〉이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약속된 인생의 단계를 밟아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를 찾진 못한 ‘나’는 무작정 세계를 떠돌다 어느 명상 캠프로 흘러 들어가요. 문지기 ‘탈리아’를 만나 지하로,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자 그곳엔 놀랍게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교수’의 가르침을 받으며 기도하고 단식하며 자신의 내면에 잠기는 사람들이요. 캠프의 분위기에 감화되어 만족하며 사는 ‘나’ 앞에 문득 이곳에 침입한 외부인 ‘루이사’가 나타나 캠프의 충격적인 진실을 들려줍니다.
무엇이 행복인지 확신할 수 없을 때 찾아오는 깊고 깊은 어둠의 미로, 그 끝에는 과연 밝은 지상으로 나가는 출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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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초록은 어디에나》를 발표하고 2023년 〈낙타와 고래〉로 김유정작가상을 수상한 임선우 작가의 신작을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통장 잔고 0, 인간관계 0, 행동반경 0킬로미터, 메신저 알림 0“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도어 록 비밀번호 같은 삶을 살던 ‘나’는 어느 날 낯선 지하실에서 눈을 뜹니다. 납치를 당했다고 생각한 ‘나‘는 의심 가는 범인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러보지만…… 뜻밖에도 납치범의 정체는 검은 고양이였어요.
고양이의 이름은 ‘오후’, 오후는 집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나’의 영혼을 이승과 저승의 중간 지대인 터미널로 납치한 것이었는데요. 아홉 개의 목숨을 가지고 태어나 일곱 번의 길고양이로 살아가며 인간들로부터 안전해지고 싶었던 오후는 “0000, 존재감 제로의 인간”인 ‘나’에게 인기척을 지우고 완전히 숨는 방법을 물어봅니다. 그 비법을 알려주면 남은 목숨 한 개를 써서 ‘나’를 이승으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약속하죠. 기 수련, 가로등과 벤치 되기……. 존재감을 지우기 위해선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고양이를 고양이이게 하는 모든 것을 비워내야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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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것은 오후의 말을 듣는 순간, 그토록 오랫동안 캄캄했던 내 머릿속에서 수십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환기구로 등장하는 오후, 기 수련하는 오후, 가로등으로 변신하는 오후, 그리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오후. 오후와 주고받았던 대화는 대사로 바뀌고, 잿빛의 황량한 건물은 배경이 되었다. 그러자 이상하지, 죽어버린 몸 안에서 잠시나마 환한 불이 켜지는 듯했다. 오후와 함께했던 시간을 만화로 그린다면 나는 오후와 헤어져도 오후와 함께일 수 있을 것이다. 네모난 컷 안에서 움직이는 오후와 되살아나는 기억들, 그렇지만, 동시에 나는 불이 꺼진 뒤 몰려오는 적막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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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지난주 최고의 이벤트는 역시 《삼색도》 완독회! 고운 분홍색 꼬까옷🌸을 입고 등장하신 현호정 작가님의 열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완독회는 왜 다시보기가 없을까요? 또 듣고 싶은데😭 그야말로 이 세상 도시전설의 모든 것, 《도시전설의 모든 것》(가제: 도시전설 대전집)의 두꺼운 교정지에 파묻힌 채 임선우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공개합니다. 어느 날 이승과 저승의 중간 지대로 납치된 만화가…… 범인은 잦은 휴재와 잠수에 지친 편집자?!
🍙 서니 : 따끈따끈한 《오로라》 재쇄 소식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새가슴인 제겐 1쇄 인쇄 부수도 너무 많았는데, 월요일에 2쇄가 결정된 거 있죠!🫢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다음, “사랑을 감출 수 없어요”라는 문장을 띠지 아래 감추어두었던 것이 좋다는 분들이 많아서 기뻤어요.🕊️ 《오로라》 첫 북토크인 독파 챌린지도 놓치지 마세요! 지난주 《소녀는 따로 자란다》 독파 북토크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완독회와 겹치지 않는 이야깃거리를 준비했는데요, 추가 오프라인 북토크도 마련되어 있으니 위픽 인스타그램 꼭 참고하셔서 독자님들 피해 보지 마시길…….♥
🐿️ 소연 : ((((((((((휴가 중🌴)))))))))
🐯 엘라 : 지난주 《삼색도》 완독회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대사마다 말의 빠르기, 목소리의 고저 같은 것을 상상하곤 하는데요. 완독회에서 작가님 마음속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번 주도 지난주에 이어 새 원고와 새 시놉시스로 바쁠 예정입니다. 작성할 기획안이 두 건 있고, 위픽 원고 한 편과 에세이 원고 전체를 다시 본 뒤에 주말엔 작가님들을 뵈러 갈 거예요. 내일은 지금 편집 중인 도서에 참고하려고 대중 강연 하나 들으러 가요. 삼일절이라 하루가 비는데 읽는 속도가 따라주지 않아서 마음이 급하네요. 집중!
🌷 은혜 : 지난주 현호정 작가님과 함께한 《삼색도》🍑 위픽 완독회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의 분위기를 조금 공유해볼게요. 👉링크 클릭! 아리따운 호정 작가님의 연기에 웃고 긴장하길 여러 번 했다지요. 추가로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위픽❗최대❗분량❗ 이혁진 작가님의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이 절찬리에 판매 중이랍니다. 몇 차례에 걸친 수정으로 중편소설 위픽으로 재탄생! 혹시……. 위픽이 분량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한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재미와 감동, 시의성, 분량 모두 다 챙긴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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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라 : 지난 설 연휴 무탈히 보내셨나요? “명절은 가족과 함께!” 같은 카피는 이젠 좀 낡은 것이 되었지만 여전히 설이나 추석엔 약간 신경이 쓰여요. 가족 없는 사람이나 가족이 없었으면 하는 사람이나 가족을 가끔만 보고 싶어 하는 사람 들이 생각나거든요. 오늘 소개할 이야기,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은 때로 징그럽기까지 한 가족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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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렬한 표지 문구! 전혜진 작가님께 초고를 받았을 때부터 표지 문구로 점찍어둔 문장이었어요. 주인공 ‘은정’이 이토록 간절하게 죽어 사라지길 바라는 존재는 다름 아닌 아버지예요. 아직도 계절이 돌아오면 은정은 집을 떠나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겠다고 했다가 아버지가 휘두른 칼에 찔린 흉터가 가렵고 따갑다고 느끼곤 합니다.
간신히 달아난 이후에도 아버지는 학교로, 기숙사로 찾아와 억지로 은정을 끌고 가려 하는가 하면 취업을 하면 회사로, 이사를 가면 새집으로 번번이 찾아와 은정의 숨통을 죄어옵니다. 아버지는 딸의 동의 없이도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작품을 편집하는 도중에 네이버에 “가족 주소 확인”을 검색했다가 지식in을 보고는 등줄기가 서늘해졌습니다. 가족이 내 주소를 알지 못하게 하는 법을 찾는 사람들과 가족의 주소를 알아내는 법을 찾는 사람들이 잔뜩 있었거든요. 그 글을 올린 사람들은 서로의 글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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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연을 천륜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러니 부모님 돌아가시고 후회하기 전에 잘하라고 말하죠. 온 사회가 응당 사랑의 결정체라고, 아름다울 것이 틀림없다고 여기는 관계가 너무 아플 때 사람들은 그 관계에서 더욱 벗어나지 못하고 상처를 입속에 감춥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에는 이런 가족을 끊어낸 사람과 끊어내고 싶은 사람 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이 서로를 만날 수 있어 참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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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작가님은 이 작품에서 그 천륜을 전차를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합니다. 도무지 풀리지 않는 매듭을 잘라버린 알렉산드로스대왕처럼 “매듭에 꽁꽁 묶인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때로는 과격하게 잘라낼 것을 잘라버려야만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요.
저는 이 작품을 소개할 때 “유혈이 낭자한 따뜻한 위로”라고 말하곤 해요. 안 어울린다고요? ‘작가의 말’을 읽어보시면 무슨 말인지 바로 와닿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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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진, ‘작가의 말’에서
자식을 자기 소유물인 줄 아는 부모들, 아내를 제가 획득한 상품인 줄 아는 남편들이 전부 사라지기 전까지는, 인생의 일부에는 그림자처럼 두려움이 뒤덮여 있다. 혹은 그들이 전부 죽은 뒤에도, 어떤 사람들은 감히 쉽게 안전하고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이 이 지긋지긋한 매듭을 끊고,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비록 끊어내려 칼을 뽑아드는 그 순간에, 자신과는 별 상관도 없는 타인들이 당황하며 말릴지라도.
……그런 사람들의 말을 하나하나 듣고 있었으면, 알렉산드로스대왕은 평생 진군하지 못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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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 :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흔히 쓰곤 합니다. 천문학이 크고 넓은 공간을 다루니 그처럼 엄청나게 큰 수를 뜻하는데, 대개 손해와 이익을 두고 천문학적이라고 하니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적절한 활용인지 의아하기도 합니다. 곽재식 작가의 위픽 《우주 대전의 끝》은 그야말로 우주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가장 빠른 자동차를 타고 평생을 달려도 지구에서 태양까지 가는 게 쉽지 않은데, 우리의 위치를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처녀자리 은하단 국부 은하군 은하수 은하계 태양계 지구 대한민국"이라 말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묻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 정말 우주적 관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때로는 넓고 넓은 우주에서 나 하나의 존재와 생명이 너무나 하찮게 느껴져 어떻게 살든 무슨 상관인가 싶다가도, 그 넓고 넓은 우주에서 이렇게 나라는 생명이 태어나 숨을 쉬고 있다는 게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적이기도 합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볼수록 나는 점점 작아지지만, 그만큼 더욱 집중되고 귀한 존재가 되기도 하는 것이겠죠.
곽재식 작가가 "대단히 큰 규모의 공간과 한 작은 사람이 차지하는 영역이 관계를 짓는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다고 말하는데, 아마도 우리 모두의 삶이 그 과정에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 우주적 감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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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사진 배경에 놓인 책은 《10의 제곱수》입니다. 10의 25제곱미터 은하에서 시작해 24제곱미터 은하단, 23제곱미터 은하로 이어져, 10의 -13제곱미터 원자핵, 10의 -14제곱미터 양성자와 중성자, 10의 -15제곱미터 양성자와 쿼크로 이어지는 크기와 시야의 변화를 이미지로 보여줍니다.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우주적 감각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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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즌 1 완간 기념 이벤트(2/21~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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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 : 3월 10일까지 진행되는 미션 “위픽 자랑하기🎈”, 아직 참여 못 하신 분이 있다면 다시 주목~~~! 지난주 서점에 공개된 다섯 권의 도서를 마지막으로 위픽 시즌 1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최진영 작가님의 《오로라》 얘기로 떠들썩한데요. 최의택 작가님의 《논터널링》🛞, 김유담 작가님의 《스페이스 M》🏨, 전삼혜 작가님의 《나름에게 가는 길》👻, 이혁진 작가님의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까지! 어떤 걸 좋아하실지 몰라 모든 걸 준비해두었습니다. 시즌 1의 마지막 다섯 작품들, 재밌게 즐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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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위픽 자랑을 보기에 앞서 저부터 해보려 해요. 위픽 자랑하기! 일단 우리 위픽은요, 얇아서 들고 다니기 편하고요, 앉은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어서 도둑맞은 집중력으로도 완독 가능하고요, 작품의 장르가 다양해서 골라 읽는 재미가 있구요…….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역시 표지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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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위픽 중 어떤 책을 먼저 봐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완간 기념으로 팁을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 혹은 작품을 골라주세요. 그리고, 그 도서의 색깔을 기준으로 비슷한 색의 책들을 읽어보는 거예요. 반대로 좋아하는 색을 기준으로 책을 골라보셔도 좋겠죠?
표지 색을 결정할 때 작품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예쁜 색으로 고르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표지 색의 작품을 고를 경우 취향에 딱 맞을 확률도 올라간다는 말씀!🧐 자, 저의 위픽 얘기는 여기서 마치고 님의 위픽 자랑을 들려주세요. 어떤 소소한 이야기도 저희에겐 모두 행복이고 영광이며, 기쁨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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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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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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