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요. 밤에도 식지 않는 열기 탓에, 눈을 감았다가 다시 스탠드를 켜고 침대맡에 엎어둔 책을 펼치는 날들이에요. 열대야를 이기는 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저는 어떻게 하면 달콤한 잠을 이룰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절묘한 제목을 가진 박솔뫼 작가님의 에세이 《책을 읽다가 잠이 들면 좋은 일이 일어남》을 천천히 읽고 있어요. (저 혼자 주장하는) 자기 전에 읽기 좋은 소설, 위픽도 편안한 밤🌙을 선물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길 바라봅니다!
“이모는 빨간 비키니 사진을 머리맡에 두고 잔 사람이었어.” 문보영 작가님의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가 8월 21일까지 연재됩니다. 60년 전 독일로 건너가 평생 그곳에서 살았던 길자 씨. 조카인 경섭과 경섭의 아내 효진은 자택에서 홀로 사망한 길자 씨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독일의 작은 아파트를 방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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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소설집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로 대산창작기금을 받고, 2023년 장편소설 《안녕, 끌로이》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이강 작가님의 신작 단편소설 〈잡 인터뷰〉가 공개되었습니다.
박이강 작가님은 《안녕, 끌로이》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대치동 마마 걸로 자라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온 ‘지유’와 너무 자유로운 나머지 위험천만해 보이는 룸메이트 ‘끌로이’,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지나치게 다가오는 타투숍 직원 ‘미지’ 세 여성의 관계가 부서지고 그 파편에 지유가 다치기도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청탁드리게 되었어요.
〈잡 인터뷰〉에도 이상하고 매력적인 여성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다니던 회사가 인수, 합병을 하며 잘릴 위기에 처한 ‘리아’는 틈틈이 면접을 보러 다닙니다. 세 번째 면접 날, 인터콘티넨탈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 레게 머리를 정수리에 모아 묶고 손가락과 손목에 타투를 한 면접관 ‘태연 테리 리’가 나타나요.
자신을 ‘TT’라 불러달라며 대뜸 “만약 유명 게임 캐릭터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라고 묻습니다. 평범한 자기소개는 질색이니 “판에 박힌 잡 인터뷰” 말고 “오늘 우리가 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TT. 속이 좋은 건지 아니면 고도의 심리전인지 알 수 없어 리아는 조심조심 한 발씩 TT의 질문들을 건너갑니다.
그때 TT의 휴대전화가 울리고, “염병할!”이라는 말과 함께 TT가 사라집니다. 한참을 기다리던 리아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고 헤드헌터에게서 전화 달라는 문자가 온 것을 발견해요. 사라진 면접관, 연락을 달라는 헤드헌터……. 리아는 무사히 새 직장으로 옮겨 갈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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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시작해볼까요? 테이블 위에 놓인 내 이력서를 한번 쭉 훑고는 TT가 가슴에 팔짱을 끼며 말한다. 참, 당신을 미즈 정이라고 부르는 대신 그냥 리아라고 불러도 되겠죠? 나는 영어로 인터뷰해도 괜찮냐던 앞선 질문과 마찬가지로 물론이죠, 라고 대답한다. 리아, 혹시 게임 좋아해요? 어떤 캐릭터 좋아해요? 만약 유명 게임 캐릭터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그 이유는 뭐죠?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뚱딴지같은 질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나는 한 번도 비디오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한다. 글쎄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이 회사가 게임과 관련 있는 줄은 몰랐네요. 아, 아무 관련 없어요. 보통 인터뷰 시작할 때 자기소개해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질문은 딱 질색이라서요. 이런 질문이 더 낫지 않아요? 최근에 뽑은 제 어시스턴트한테도 이 질문을 던졌었는데, 아, 정말이지 롤 캐릭터 얘기만 내리 30분을 했다니까요.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는 듯이 킬킬대는 TT를 나는 약간 뜨악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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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모든 문장에 밑줄 긋느라 제 형광펜을 다 닳아버리게 했던 임선우 작가님의 《0000》이 출간되었습니다! 가로등이 환하게 켜진💡 표지가 정말 아름다워서 계속 쓰다듬고 싶어져요. ‘존재감 제로의 인간’과 멋진 특수요원 고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다음 위픽은 한정현표 모험 판타지의 거대한 서장! 《사랑과 연합 0장》도 출격 준비 중이랍니다. 저는 표지를 장식할 여러 요소들(컬러, 문장, 아이콘)을 고르는 이 무렵이 가장 신나는데요. 이번에는 또 어떤 기막힌 표지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 서니 :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한유리 작가의 《불멸의 인절미》가 출간되었습니다!🐹 띠지를 벗기지 않으면 ”내 소설 속에서 너는“ ‘불멸의 인절미’가 완성되는 표지예요. 살아 있는 게 죽는 것보다 괴로워도 기꺼이 버티게 하는 가장 위대하고 강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소설, 많이 찾아주세요! 그리고 《소녀는 따로 자란다》 기억하고 계신 분들 많죠?😶 ‘소따자’ 안담 작가의 본진! 첫 에세이 《친구의 표정》이 출간되었습니다.🐶💚🧡 유지혜, 문상훈 작가님이 추천의 말을 보태주셨는데요. 전문이 너무 아름다우니 여기서 꼭 확인해주셔요. 비건, 페미니즘 등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실천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종종 정신적·육체적 체력이 따라가주지 않아 이런 내가 밉고 죄스러워질 때, 혹은 너무 힘이 드는 나머지 나처럼 노력하지 않는 옆사람이 괜히 미워 보일 때 《친구의 표정》이 님에게 건네는 말들에 귀 기울여 보세요.👂
🐿️ 소연 : 8월의 위픽 네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김서해 작가님의 《라비우와 링과》, 임선우 작가님의 《0000》(공공공공 아니고 영영영영), 듀나 작가님의 《바리》, 한유리 작가님의 《불멸의 인절미》 네 권을 나란히 놓고 보면 꼭 색색의 꿀떡과 인절미 조합 같아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답니다. 책이 입고되는 날 역대급 아름다움에 팀원들 사이에서는 비명 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제작 요정 아토 님은 어쩜 59권 나오는 동안 반응이 한결같냐고 웃으셨지만🤣 한결같이 아름다운 걸 어떡하나요…….. 위픽의 아름다움은 계속됩니다!
🐯 엘라 : 듀나 작가님의 《바리》 단행본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유광 코팅을 해보았는데요, ‘바리’의 동료 ‘하늘구름’을 닮은 반짝이는 표지예요. 작품 뒤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작가님과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번 위픽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마감 이후엔 지난 레터 때 전해드린 것처럼 여전히 새 장편소설 원고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언니를 너무나 사랑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면서도💔 언니의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는💓 집착 여동생이 실종된 언니를 찾아다니는 미스터리 스릴러랍니다.(이렇게 소개해도 되는 걸까요?🤨) 천희란 작가님의 《작가의 말》은 표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표지에 비밀을 숨겨둘 생각인데, 발견해주실 거죠?😉 이주란 작가님의 《그때는》 단행본 작업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공개했을 때보다 분량도 늘었고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해서 읽는 동안 무척 즐거웠어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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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 : 지난 4월 16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회억정원’에 다녀왔어요. ‘회억’은 단순한 과거 회상의 기억이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연대와 실천의 기억’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중 꽃을 눌러 만든 꽃누르미(압화) 작품들을 전시한 ‘너희를 담은 시간’ 앞에서 기어코 눈물을 쏟고 말았는데요.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 아이들이 꽃으로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꽃마중’ 동아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꽃,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꽃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며 꽃잎 하나하나에 꾹꾹 눌러 담았을 부모님들의 마음을 떠올려보았어요. 어떤 마음일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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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웅크린 말들》《노랑의 미로》와 최근 출간된 첫 소설 《왼쪽 귀의 세계와 오른쪽 귀의 세계》까지,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문체로 문학의 경계를 흔들고 세상의 경계를 지우는 이문영 작가의 《루카스》도 바로 그날 그 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은 소설입니다. 소설의 제목인 ‘루카스(Lucas)’는 사람을 살리는 자동 흉부 압박기를 뜻하는 동시에, 〈누가복음〉을 썼으며 2천 년 전 신의 아들을 따라 순교했던 이방인 의사를 의미합니다. 이 소설은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장애진 씨를 주인공으로 삼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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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탈출한 애진은 10년 후 오늘, 시간을 건너 응급구조사가 되었습니다. 그곳을 탈출할 때 친구들에게 ‘그 말’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오래도록 애진을 괴롭혔어요. 어떤 사람은 구했고, 어떤 사람은 구하지 못했지만, 구한 사람에게도, 구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기억돼야 할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심장이 멈췄다고 그들의 이야기까지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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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적힌 문장 “가장 그리운 이름이거나,”는 띠지를 벗기면 이렇게 완성됩니다. “가장 그리운 이름이거나, 가장 안타까운 후회이거나,” 님에게 ‘가장 그리운 이름’은 누구인가요? 또 ‘가장 안타까운 후회’는 무엇인가요? 소설은 묻습니다. 가장 그리운 이름이 가장 안타까운 후회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이 소설에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요? 《루카스》와 함께 그리운 이름들을 마음속으로 하나하나 불러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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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영, ‘작가의 말’에서
소설보다 소설 같은 이야기를 현실에서 만날 때마다 현실의 사건을 쓰는 일이 직업인 나는 혼란에 빠진다. 소설을 비웃는 현실을 따라다니다 보면 현실을 쓰는 것과 허구를 쓰는 것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 경계를 지우거나 경계 자체가 무의미한 세계를 파고들수록 현실을 과장하지 말고 차라리 소설을 쓰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그 비난들 가운데는 현실이 아니라 차라리 소설이길 바라는 마음들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주눅 든 나는 변명한다. 현실은 소설과 거리를 두려 하지만 소설이 현실을 거부하면 소설보다 소설 같은 현실은 숨을 쉴 수 없다. 작은 이야기(小說)들의 심장이 계속 뛰어주는 한 기억도 박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희박해지는 이야기들에 두 손을 포개 올리고 하나, 둘, 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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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 : 순서대로 위픽을 다시 읽다 보니 한여름에 《크리스마스 캐러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낮이 가장 긴 하지는 진작 지났고 어느새 8월도 중순이라, 예상보다는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크리스마스가 어떨 거라는 짐작도 내가 경험한 범위 안에서의 예상이니, 애당초 누군가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때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목이자 이 책에서 주요한 장소로 등장하는 캐러셀, 그러니까 회전목마는 "일상이라는 제자리를 맴도는 우리의 현실과 쉽게 맞아떨어"지고, "화려해 보이는 말의 움직임이 끝나면 기구에서 내려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쓸쓸함도 있"습니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신나게 달리고는 이내 같은 자리에서 현실을 맞이하는 회전목마를 떠올리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참, 그보다 크리스마스와 회전목마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요. 게다가 작품 속 회전목마가 무려 미국 디즈니랜드에 있는 것이라면요. 이야기 속 나는 그곳에 처음 가본 것이라면요. 작가도 무려 20여 년 전에 한 번 가보고 아직 다시 가보지 못한 곳이라면요. 아쉬움에 놀이공원을 빠져나갈 시간을 조금씩 미루며 오늘에 이른 이들이라면, 133일 남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지 않고도 이 책을 집어들 이유는 충분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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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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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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