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터분한 날씨가 이어지는 걸 보니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나 봅니다.☀️ 님은 여름휴가 계획 있으신가요? 보통 늦여름 ~ 초가을에 휴가를 다녀오는 편인데, 올해는 왠지 한여름에 수영하기 좋은 곳으로 바캉스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원하고 청량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아이스 커피를 손에 들고 여름 색으로 맞춘 위픽을 읽는 상상을 하면 이 지난한 무더위도 사랑스러워질 것 같은 느낌! 과연 님이 픽한 올여름 위픽은?🍉
“앞으로 무엇을 더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의사이자 작가로, 누구보다도 이 시대를 예민하게 감각하며 탐색해온 이현석 작가님의 신작 소설 〈고백의 시대〉가 6월 18일까지 연재됩니다.
어느 소설 창작 수업에서 처음 만난 의사이자 작가인 ‘나’와 출판사 직원인 ‘너’는, 책과 글쓰기와 소설 그 사이의 어딘가를 헤매며 함께 술을 마십니다. 둘은 가장 사랑하는 것들 때문에 괴로울 때마다 서로 의지하면서 자조하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작가로서 타인에 대해, 의사로서 환자에 대해 어디까지 쓸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쓸 수 없는지 고민합니다. 소설이, 예술이 정신을 갉아먹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쪽으로 향하는 마음을 거둬들이지는 못하는 그들은 앞으로 무엇을 더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끝내 알아내지 못한 채로 잔잔하고 우울하고 조금은 낙관적인 두 사람의 일상에 해답이 있을까요? |
|
|
“체급 자체가 다른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가출 청소년들의 악몽 같은 우정을 다룬 첫 소설 《최선의 삶》으로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 임솔아 작가의 신작 소설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를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님은 제일 처음 했던 거짓말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돼지 저금통에서 10원짜리 동전을 몰래 꺼냈던 손끝의 감각까지 생생히 떠올랐어요. 그 시절의 나,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까지도요. 임솔아 작가님 소설을 읽을 때면 언제나, 소설 속 이야기로 시작해서 결국 ‘나’의 이야기로 되돌아오는 낯설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소설은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해요. 주인공 ‘유리’는 엄마 집에서 ‘종순’이라는 이름 앞으로 도착한 편지를 발견합니다. 보낸 사람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중인 ‘은향’. 보호자가 없어 병원에서 나갈 수 없으니 도와달라는 절박한 부탁이 담겨 있어요. 문제는, 종순 이모가 이미 20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 편지를 읽던 유리는 여덟 살 무렵을 떠올려요. 매일매일 돼지 저금통에서 동전을 빼내며,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했던 그 기묘한 기쁨과 공포를.
유리의 엄마는 암 투병 중입니다. 인생을 마음껏 낭비했더라면 적어도 억울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 엄마를 보며 동생 ‘규리’는 실컷 인생을 낭비하기로 결심합니다. “누가 누굴 도와.” 엄마는 은향의 편지를 외면하고, 유리 또한 모른 척하려 합니다. 하지만 규리는 달라요. 병원에 돈을 보내고, 끝내 은향을 직접 찾아갑니다. 은향은 병원에서 나갈 생각도,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마음도 없이, 다만 죽기 전에 종순을 한 번 만나고 싶었을 뿐이라고 고백합니다. 편지를 통해 되살아난 이모의 그림자, 기억조차 희미했던 인물들과의 연결,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해나가는 자매의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쩌면 거짓말이 필요했던 순간도 있었겠죠. 그렇게 누군가는 삶을 견디며 버티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합니다. |
|
|
장례식에는 엄마와 아빠만 참석했다. 그때에도 유리는 저금통에 대해 생각했다. 조금 더 일찍 들켰어야 했다. 적어도 엄마의 동생이 죽기 전에 고백을 했어야 했다. 이제는 고백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장례식에서 돌아온 엄마가 저금통을 발견한다면. 동생은 죽었는데 딸은 도둑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상상만으로도 유리는 토할 것 같았다. 이제 저 시뻘건 돼지 저금통에는 유리의 죄만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가벼워진 돼지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유리는 결단을 내렸다. 규리에게 얼린 쥬시쿨을 먹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규리는 먹고 싶다고 답했다. 유리는 규리와 함께 저금통을 털었다. 쥬시쿨을 딱 한 개 살 수 있을 만큼만 동전을 꺼냈다. 유리는 쥬시쿨을 규리에게 먹였다. 규리가 한입 먹으라며 플라스틱 미니 스푼을 내밀었지만, 입도 대지 않았다.
예상대로 저금통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각되었다. 규리는 곧이곧대로 언니와 함께 저금통을 털었다고 고백했다. 어떤 날에 쥬시쿨을 먹었는지까지 소상히 고했다. 동생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다고 유리는 말했다. 엄마 아빠도 집에 없고 그날 규리가 무서워해서 그랬다고 거짓말을 했다. 쥬시쿨 하나 때문에 저금통이 그토록 가벼워질 수는 없다는 걸 엄마도 모를 리 없겠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
|
🐶 고고 : 편집 인생 처음 시도한 일들로 가득했던 《살인 편지》의 비하인드 후기를 적으며 언젠가 또 이런 작업을 재밌게 하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표지에 대한 칭찬과 이야기에 대한 흥미로운 후기가 속속들이 올라오는 중인 《살인 편지》 많.관.부!😮 한편, “추리소설 가고 추리소설 온다”라는 속담을 아시나요? 다음으로 소개드릴 책도 추리소설인데요. ‘환상열석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워싱턴 포’ 형사와 ‘틸리 브래드쇼’ 프로파일러의 시너지로, 셜록 홈스와 왓슨 이후 수사 콤비물에 목말랐던 독자의 갈증을 해소해준 바로 그 소설, 《퍼핏 쇼》의 후속작이자 ‘워싱턴 포’ 시리즈 두 번째 책입니다! 보통 시리즈물은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이번 사건…… 대박이에요. 유명 셰프의 딸이 살해당하고 포는 그녀의 아버지, 셰프를 진범으로 기소했어요. 걸리는 게 있다면 시신을 찾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그로부터 6년 후, 죽었다던 딸이 저벅저벅 살아 돌아오며 펼쳐지는 아수라…… 자, 여기까지!🤐
🥐 레아 : 《고독한 용의자》와 함께 재미있는 일을 꾸미고 있어요! 오랜만에 찬호께이표 추리소설로 즐거움을 드렸던 만큼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은데요, 아직은 비밀이지만 곧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금방 돌아옵니다! 한동안 교정을 보느라 원고에 푹 빠져 있으면서 온갖 두족류 영상을 보았어요. 피부색과 무늬를 자유자재로 바꾸는 문어와 갑오징어의 위장 능력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외계인이 틀림없다…… 우리보다 지능이 높은 게 틀림없다……. 겸손한 태도로 세상과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표지에 넣고 싶은 문장도 너무너무 많은데 어쩌면 좋죠?
🍙 서니 : 《라비우와 링과》를 읽으셨던 분들껜 즐거운 소식이겠어요. 김서해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여름은 고작 계절》이 이번 달 말 출간됩니다. 작가님께서 “아이스크림 같은 색감🍨”이라고 말씀 전해주신 표지 샘플을 들고 금요일에 인쇄 감리도 다녀올 예정이에요. 처음 이 작품을 담당하게 되었을 때 김서해 작가님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요. 뒤 띠지에 “가장 정확한 마음을 진단하는 작가”라는 문구를 써넣고 나니,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나는 친구를 찾아 헤맸고, 외로운 얼굴을 감추지 않았다”라든지 “내가 나에게만 중요하다는 사실은 가끔 너무 잔인하고, 다행이다” 같은 문장들을 늘어놓으며 어떤 문장이 가장 매력적일까 들었다 놨다 하느라 여름이 성큼 다가온 줄도 몰랐다니까요!🌊
🐿️ 소연 : 《살인 편지》 표지 반응이 뜨거워요! “너무 배운 변태 같다”라는 소중한 독자 리뷰를 디자이너 도비 님께 전달드렸더니 매우 좋아하시는 걸 보면, 역시 배운 변태 맞네요! 김서해 작가님의 《여름은 고작 계절》 오케이 교정을 보며 여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가 아무리 뜨거워봐야 고작 계절이지, 하는 마음으로 올여름도 잘 견뎌낼 용기를 얻고 있어요. 초고를 검토할 때도 밑줄 안 그은 문장 찾기가 어려웠는데, 저도 모르게 계속 밑줄을 그어대는 바람에 🍙서니 님 헷갈릴까 봐 지우느라 애먹었네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두 시인, 영원한 짝꿍 오은과 유희경 콤비의 신간도 준비 중입니다. 둘은 전생에 부부였음이 틀림없어요. 그리고 위픽 시리즈가 깜짝 놀랄 만한 공간에 진열됩니다. 아직은 단단히 비밀이고, 다음번 레터에서 짠 공개할게요! 기대해주세요!!! |
|
|
🥐 레아 : ‘예감’을 가진 어떤 여자가 있었습니다. 예감은 편안한 인생을 살게도, 아직 오지 않은 슬픔을 미리 맛보게도 했죠. 애인의 죽음을 예감한 여자는 자신이 떠나는 것만이 그 미래를 피할 수 있는 길임을 깨달았어요. 우주선에 올라탄 여자는 아무런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는 고독 속에서 홀로 상상해요. 예감이 없는 세상의 자기 자신을. 행복할지도 모르는, 다른 시간대의 우주를.
오늘의 위픽은 김나현 작가님의 《예감의 우주》입니다. 마음을 건드리는 감각적인 문장들과 함께 우주선 TY-35를 타고 시간과 시간 사이, 상상과 상상 너머를 여행해봐요!
첫 번째 여행
가끔 찬란하고 아름다운 은하수를 만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은하수와 같은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기다려야만 하는 세계. 여자는 그 세계의 적막함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
|
|
길쭉한 알약처럼 생긴 우주선에 올라탄 여자는 길고 긴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애인 K를 위해 영원한 고독감과 싸우기를 선택해요. 적막한 우주선 안에서 여자는 책을 읽고, 건조식품을 먹고, 끝이 없는 상상을 합니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은하수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조차 없이요.
두 번째 여행
그 순간의 어긋남을 시작으로, 둘의 마음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서로를 향하지 못하게 된 것 같았다. |
|
|
중소기업 기획팀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자, ‘태영’. 그녀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10년 지기 친구 K에 대해 생각합니다. K가 목걸이를 건넸던 일. 손바닥에 올려진 목걸이를 바닥에 떨어뜨렸던 일. 10년 전에 먹었던 음식과 똑같은 메뉴를 함께 먹다가, 저도 모르게 그 시절이 떠올라 K의 손을 잡아버렸던 일. K가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게 그 손을 놓았던 일. K의 결혼.
세 번째 여행
우주선에 탈 때는 내 손을 놓아줬어.
그 애는 착한 아이구나.
왜?
혼자서 우주선에 가는 일은 두렵고 외로웠을 텐데, 너를 데려가지 않은 걸 보니까. |
|
|
K와 애인은 우주선 모양의 캡슐 카페에 앉아 데이트를 합니다. 애인에게 꿈 이야기를 해주자, 애인이 웃으며 “몰랐어? 그 꿈의 아이가 나인데?” 하고 농담을 해요. 카페는 곧 외로운 우주선이 됩니다. 애인은 지구에 불시착한 캡슐 모양 우주선의 낡은 철문을 열어젖힌 K에게 묻습니다. “나 혼자 이 우주선에서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아?” |
|
|
💌 김나현,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은 혼자 오랫동안 폴더 안에서 묵묵했다. 정말로 외로웠을 것이다. 그렇게 외로운 것이라 항상 마음이 갔다. 이제는 외로워하지 마, 라고 말하는 건 어울리지 않아서 외로운 채 세상에 나가보겠니, 어디 한번 그래보겠니, 그렇게 말을 건네야겠다. |
|
|
봄의 끝자락, 삶의 점검이 필요한 순간의 이야기 |
|
|
위픽 86 서이제 《바보 같은 춤을 추자》
“알아볼 사람들은 서로를 다 알아본다고.”
시공간을 초월해 만나고픈 영혼들, 있었는데 없었던 사람들의 헛헛한 진심에 관하여
위픽 87 권희진 《일단 믿는 마음》
“네 탓만은 아니겠지만 네 탓도 있겠지 원래 다 그런 거야”
제14회 문지문학상 후보작 〈걷기의 활용〉 권희진 신작 단편소설
위픽 88 정이현 《사는 사람》
"똑같은 척하는데 사실은 다른 거, 그게 제일 싫어."
현대인의 불안을 정교하게 직조하는 도시적 감수성의 대가 정이현 작가 신작 소설
모르는 새 내가 팔아버린 것과 내가 빼앗긴 것, 그리고 잃어버리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
|
|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
|
🐶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