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길 것만 같던 여름도 순식간에 지나가는 걸 보고 있자니 “인생은 한철 장사”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직 여름 휴가를 안 다녀오셨다면 위픽 몇 권 챙겨서 훌쩍 다녀오셔도 좋겠어요.⛱️ 만약 ‘위픽 너무 많아……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 하신다면, 딱 맞는 문장을 찾아 떠나는 블라인드 위픽은 어떠신가요? 예스24 X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보자 보자. 오늘의 기분은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되는 양 속삭”일 수 있는 사람과 “내 외로움의 책임을 빠짐없이 묻고” 싶은 날이군요! ●┳━┓
“나 나쁜 놈 아니야. 나도 너만큼이나 고독한 놈이야.” 김유나 작가님의 〈공〉이 8월 27일까지 공개됩니다.
회식 자리의 여파로 숙취에 시달리던 어느 날 아침, 병석은 집 안을 전속력으로 왕복하는 시츄 한 마리를 만나게 됩니다. 샀거나, 주웠거나, 훔쳤거나. 47년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개를 보며 아연실색한 병석은 지난밤 입은 바지 주머니를 뒤져 펫숍 영수증을 찾아냅니다. 술김에 사 온 싸구려 개집을 두고 빨래 바구니 속에서 잠든 시츄가 귀여워 만져볼까 하다가도, 거래처 십 분 대기조 영업 사원의 처지를 떠올리며 병석은 시츄를 환불하기로, 만약 환불이 안 된다면 돌려주고 오기로 마음먹는데……. 과연 병석은 시츄를 보낼 수 있을까요? 무심코 날려보냈던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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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파먹기》 《애정망상》으로 새로운 영역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펼쳐온 권혜영 작가님의 신작 단편 《그냥 두세요》를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어느 날 동생 ‘윤서’가 드라이브 삼아 대구에 가자고 합니다. 가평도, 춘천도 아닌 대구라니. 대구에 뭐가 있는데? “중앙신체검사소가 있어.” 윤서는 목젖 제거 수술과 가슴 확대 수술, 여성호르몬 주사까지 정기적으로 맞고 있어서 면제는 당연할 줄 알았건만. 아직 돈을 모으지 못해서 가장 중요한 수술을 받지 못한 것. 그렇게 재검을 받으러 대구로 향합니다. 운전대를 잡은 건 바로 나 ‘윤지’, 그리고 뒷좌석에는 윤서의 연인 ‘수아’. 여러모로 당황스러운 커플이지만, 아귀가 딱 들어맞는 열쇠와 자물쇠라는데, 알 게 뭔가요. 그냥 두면 알아서 잘 살겠지요. 드라이브라 하기엔 빡센 일정, KTX를 두고 왜 고생스럽게 자동차로 대구에 가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진 않지만 그래도 뭐, 신나는 노래 들으며 드라이브할 수 있으니 그거면 됐죠. 휴게소에서 드러나는 기묘한 식습관, 대기실을 감도는 묘한 긴장감, 그리고 문득 불거지는 가족사까지, 셋은 사소한 농담과 날 선 말, 애증이 뒤섞인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나도 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어.” 윤서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나’도 모르겠는 건 마찬가지. 하지만 분명한 건, 어떤 모습이든 윤서는 그냥 윤서라는 사실이죠. 가끔은 웃기고, 가끔은 불편하고, 가끔은 피곤한 이 여정에서, 서로를 바꿀 수는 없어도 옆에 있어줄 수는 있잖아요. “나 좀 냅둬 제발!” 하고 외치고 싶은 날, 무심한 듯 따뜻하게 위로가 되어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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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에 놓여 있던 김밥 한 알을 물고 허겁지겁 씹었다. 고소한 밥과 짜고 달착지근한 내용물들이 한데 어우러졌다. 냉모밀과 뚝불까지 먹기엔 양이 많다고 생각했다. 이 커플이 김밥 먹는 행태를 목격하기 전까지는.
“무슨 짓이야 지금?” 윤서는 김밥 속 재료를 나무젓가락 끝으로 일일이 뺐다. 그러고는 오로지 김과 밥만을 먹었다. “난 이렇게 먹는 게 더 맛있어.” 수아는 버림받은 햄, 오이, 달걀지단, 단무지, 게맛살, 당근 같은 것들을 주워 먹었다. 나는 하마터면 밥맛을 잃고 젓가락을 놓을 뻔했다. 자제력을 붙들고 윤서에게 말했다. “차라리 주먹밥이나 유부초밥을 사지 그랬어.” “난 재료의 잔향이 은은하게 스며든 이 김과 밥이 좋은걸. 별미야 이게.” 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수아를 봤다. 눈이 마주치자 수아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최근에 쌀밥을 아예 끊었어.” 이것은 데자뷰인가? 어쩐지 이 상황이 친숙했다. 나는 옛날에도 두 사람 때문에 몇 번인가 이런 비슷한 기분을 겪었던 것 같다. 처음 마주친 드물고 낯선 광경에 당황스럽다가도 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틀린 말 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 합리적인 방식이어서 결국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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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블랙과 핑크의 영롱한 자태를 뽐내며 형사 콤비 추리소설 《블랙 서머》가 출간되었습니다. 전작이자 시리즈 첫 번째 책 《퍼핏 쇼》를 알아봐주신 독자분들의 성원 덕분이에요! 연이어 추리 미스터리 소설을 편집해서 그런 건지 요즘 공포 라디오나 오컬트 스릴러 영화에 빠져 있는데요. 다음 주에는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에서 여름맞이 공포 영화 상영회를 열기로 했답니다. 상영작은 호스트께서 골라주셨는데 무려 인도네시아 영화 〈무덤의 형벌〉이라고 하고요. 얼마나 오싹할지 감도 안 잡힙니다.😱 님은 공포 콘텐츠 좋아하시나요? 근데 지금 뒤에 뭐였어요?
🥐 레아 : 위픽 《새로고침》을 기억하시나요? 항구에서 일하는 밑바닥 인생, ‘무적자’ 태이와 부패 경찰 표진노,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표진노의 아내 유은희까지 세 사람의 눈앞에 새로고침 버튼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생일대의 특!급! 이벤트”를 담은 단편소설이에요. 이 엄청난 작품을 쓰셨고, 또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소설집 《사랑은 하트 모양이 아니야》를 쓰시기도 한 김효인 작가님과 함께 또 한 번 엄청난 작당모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창 한글 원고로 화면교를 보면서 제목을 고민하는 중인데요. 어떻게 지어야 제목 잘 지었다고 소문이 날지 궁리하면서 이런저런 콘텐츠를 찾아다니고 있어요.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은 기분……. 파고들수록 더욱 어렵기만 합니다. ‘디깅’이란 대체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걸까요?
🍙 서니 : 일주일의 휴가를 뒤로하고 밀린 메일 답장과 업무에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천천히 와》 위트앤시니컬 북토크에 다녀왔어요! 너무 많이 웃어서 두 작가님께서 왜 이렇게 웃냐며 힐난을…🤣 전국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놓치신 분들은 꼭 다음 기회를 노려보세요. 이번 주 금요일에는 연남동에 위치한 책방서로에서 《여름은 고작 계절》 김서해 작가님과 이야기 나눌 예정입니다. 무려 여고계 첫 북토크! 북토크 진행이나 사회는 이제 정말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또 질문지를 채우고 있어요….🥲 전 사실 수다+웃음쟁이인지라 이런 자리에서 말이 너~~무 많은 게 늘 걱정인데요. 원래 좋은 책을 읽으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기 마련 아니겠어요? 님도 오셔서 많은 이야기 들려주셔요!💌
🐿️ 소연 : 8월 26일부터 31일까지 홍익대 서울캠퍼스 홍문관 1층 현대미술관에서 산업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구병모 작가님의 《아가미》로 공간 디자인 전시를 합니다. 저도 전시 기간에 구병모 작가님과 함께 방문하려고 해요. 《아가미》의 환상적인 세계가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여러분도 꼭 한번 확인해보세요. 지난 토요일에는 혜화동 시집서점 위트앤시니컬에서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X《천천히 와》 합동 북토크가 열렸어요. 그날 참석하신 분들, 고막 무사한가요? 이상협 아나운서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고막이 다 녹아내렸다고 합니다. 오은 시인과 유희경 시인의 입담에 이게 도대체 북토크인지 스탠딩코미디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자리였어요. 저희만 웃을 수 없죠? 지방에 계신 분들 딱 기다리세요! 8월 29일 광주 서점 책과생활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갑니다. 대전, 대구, 전주, 김해, 부산, 소리 질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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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올해는 늘 새해를 위해 연습하는 해였다
🍙서니 : 네이버에 ‘디데이’를 검색하면 내년 날짜 계산기가 나오는데요.📅 기본 값이 다음 해 1월 1일이기 때문에 ‘디데이’만 검색하면 언제든 올해가 며칠 남았는지 알 수 있어요. 참고로 전 이 레터를 쓰기 위해 오랜만에 검색했다가 ‘135째 날’이라는 걸 보고 뭔가 계산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 한참을 골몰해 있었답니다….
벌써 절반 이상 지나버린 2025년!😭 님은 준비하신 일 모두 잘해나가고 계신지요? 저는 새해 목표가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올해 초에 뭘 했나 찾아봤더니 뉴스를 열심히 보고 있었더군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아쉽게 2024년을 떠나보내고, 2025년을 제대로 맞이하지 못했나 봐요. 이렇게 된 거 올해까지는 막 살고 내년부터 제대로 살아볼까!😎 싶던 차에 김지연 작가님의 《새해 연습》 토크 순서가 돌아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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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판촉물을 납품하는 작은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는 ‘홍미’. 세상에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라고는 법밖에 없다고 여겨온 그에게 어느 날 살아 계신 줄도 몰랐던 할머니 ‘양지’의 부고가 도착합니다. 유일한 혈육인 홍미에게 남겨진 것은 양지가 1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온 일기들이에요. “아무래도 누가 보는 건 남사스러운” 그 일기들을 읽으며 홍미는 자신에게 남겨졌을지도 모를 양지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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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이혼한 부모님의 집을 오가며 지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기숙사가 있는 공장에 들어가 혼자 살던 홍미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가족도, ‘민석’을 제외하고는 가깝다고 할 친구도 없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주 자연스럽게 여기며 살았어요. 홀로 살다 홀로 죽은 할머니 양지의 소식은 그런 홍미의 처지를 새삼스레 상기시켰죠. 앞으로도 쭉 혼자일 것만 같은 예감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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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게 고군분투해온 홍미에게는 시행착오나 연습, 실패를 해볼 기회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새해에는 다른 곳, 더 나은 곳에 가 있기 위해 올해를 부지런히 살아내고, “가끔 야근수당도 없이 사무실을 지켜야 할 때가 있긴 했지만 주 5일이라는 고정적인 근무시간이 좋”아서 사장의 부정을 애써 눈감아도 불운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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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다가올 때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는 없었던 셈 치고, 1월 1일부터는 새롭게 살아보겠다고 마음먹지만 좀처럼 잘되지는 않습니다. “시행착오 같은 건 다 지”난 어른이 언제쯤 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매해 보내고 계시지는 않은가요? 그렇게 지나친 한 해 한 해가 문득 아깝다고, 돌아보니 참 좋았는데, 하고 아쉬워하신 적은 없나요? 2025년은 아직 135일이나 남아 있어요. 내년에는 꼭 이뤄야지!😤 하고 품어둔 계획이 있다면 2026년이 아니라 오늘, 2025년 8월 20일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새해를 연습한다고 생각하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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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92 임솔아 《엄마 몰래 피우는 담배》
“언니도 그랬지 아마.”
아픔은, 슬픔은, 얼마나 힘이 센 걸까.
그 힘이 타인에게 스밀 때 어떤 종류의 붕괴가 일어날까.
위픽 93 김유원 《와이카노》
“낸들 아나. 뭔가 사정이 있겠지.”
막막한 이해보다 먹먹한 오해를 택하는 사람들 이야기
《불펜의 시간》 한겨레문학상 수상 김유원 작가 신작 소설
위픽 94 백온유 《연고자들》
“덜 슬프려고 덜 사랑하는 법을 연마했다”
2025년 젊은작가상 대상 백온유가 그리는
아낌없이 쏟아내지 못해 부패한 마음과 극진한 사랑의 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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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고작 계절》 책방서로 북토크
일시: 2025년 8월 22일 금요일 저녁 7시
장소: 책방서로(서울시 마포구 연남로11길 46 1층)
참가비: 5000원(당일 사용 가능한 5000원 도서 쿠폰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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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 유희경 《천천히 와》 광주 책과생활 북토크
일시 : 2025년 8월 29일 (금) 저녁 7시 장소 : 책과생활(광주 동구 제봉로 100-1 1층) 티켓 : 10,000원(책 구매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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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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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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