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벌써 100호라니, 믿기지 않네요! 🎉
설레는 마음으로 첫인사를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위픽 뉴스레터가 100번째 문을 열었습니다. 매주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씩 쌓아 올리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이 모든 순간을 함께해주신 여러분 덕분이에요.💕 단편 하나하나는 짧지만, 그 안에 담긴 것들은 길게, 그리고 깊게 마음에 남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들도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깊이 남기를 바랍니다. 100호를 맞이한 위픽도, 여러분과 함께 쌓아온 따뜻한 마음과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의 약속을 담고 있어요. 100번째 문을 열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변함없이 반짝이는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기억하고 싶다. 기억되고 싶다. 살고 싶다.” 박지영 작가님의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다음 생에서 살아갈 모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생애전환 시행령’이 법안으로 채택되며 국민들은 만 40세와 만 66세에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승혜’는 첫 번째 생애전환기에 맥반석을 지망하지만 불가 판정을 받고, 두 번째에는 자갈을 택하지만 지난 생에 갚아야 할 빚이 남았다는 이유로 타자기로 환생합니다. 승혜는 타자기가 되어 빈티지 숍 ‘기억 예치소’에서 사람들의 고백과 기억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듣기와 기다림의 삶이기도 한 타자기의 생을 어느덧 사랑하게 됩니다. 그러나 타자기에도 수명은 있어서 몇몇 키는 이제 잘 눌리지도 않게 되고 찾는 사람들은 더욱 드물어지면서, 승혜는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봅니다. |
|
|
‘포켓몬GO’라는 증강 현실 게임 해본 적 있나요? 당신과 동행하는 파트너 포켓몬은 무엇인가요? 단편소설 〈첫 포옹〉으로 2024 현대문학 신인 추천에 당선되며, “과거에는 하나였으나 지금은 작은 감정의 흔적도 찾을 수 없이 사멸하는 동시에 분열하는” 서사를 개성 있는 문체로 추출하는 신민 작가님의 단편소설 〈추분〉을 공개합니다.
포켓몬GO를 켜놓고 한 바퀴에 8000보, 두 바퀴면 1만 6000보, 하루 약 7킬로미터의 호수 공원을 속죄하듯 걷던 '신진'은 자신과 보폭을 맞춰 걷는 고라파덕 '죠'를 멀거니 바라봅니다. 오리너구리를 닮은 귀여운 외형과 달리 심한 두통에 머리를 쥐고 걷는 거라는 고라파덕을 두고 "애석하다"는 낯간지러운 표현을 잘도 했던 배은조. 아무것도 남지 않은 구덩이의 표정을 잘도 짓던 배은조. 신진은 늘 덤덤하고 잔잔했던 은조의 장례식장에서 그녀의 룸메이트이자 "자신과 달리" 은조의 '구덩이'를 제 것처럼 가져다 쓴 여자 송지희를 만나요. 그녀를 죽이고 싶은 순수한 악의를 숨긴 채 송지희를 끌어안은 진은 “이 사람이 내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허리를 꽉 말아 쥐고, 날카로운 칼로 단번에 가슴팍을 꿰뚫은 뒤, 오래오래 그녀의 안쪽을 헤집는 상상”을 더하여 차가워진 마음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나 폭력적인 포옹을 배은조는 얼마나 많이 당했을까.”
관이 닫히고 영결식이 끝나고 바싹 태워진 은조가 희고 부드러워져 돌아왔을 때, 어디선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일어나 고개 들어. 눈 돌리지 마.” 그러자 진은 불붙은 살갗이 익어가고, 근육이 타고, 내장이 뭉근하게 녹아내리고 마침내 공중으로 흩어지는 죽음의 모든 것을 느끼게 되고, 잠든 배은조에게서 떨어져 나온 의식이 진에게 달라붙는데……. |
|
|
사람은 혼자 태어나지 않는다. 혼자 살아갈 수도 없다. 그러나 죽음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 어떤 날은 그 명제에서 기품을 발견했고, 어떤 날은 기만을 발견했다. 나와 깊고 빠듯하게 연결된 사람이 어느 저녁 그 자신의 의지로 밧줄을 내릴 수 있다는 것. 대상을 붙잡는 힘이 끊길 때 반동은 건너편의 사람이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더없이 차가운 현실. 그런 죽음은 너무나 빤하고 흔해서 이 세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매서운 약속 하에 사람들은 마저 살아갔다. 겁에 질려 웅크리다가도, 그들은 여전히 해가 뜨면 눈을 떴다. 밤이 오면 눈을 감았다. 모든 울음은 개별적이었다. 누군가의 것과 맞닿으면 그대로 튕겨 나갔다. 상실의 세계는 일방으로 뻗은 길이었다. 한 번에 한 사람만 걸을 수 있는 곳.
나는 단순한 답을 내렸다. 내가 늦었어.
그래서 배은조가 죽었어. |
|
|
🐶 고고 : 🌟🎉100호 발행🎉🌟 100권의 위픽이 나오기까지 정말 노고가 있었다지만 그중 가장 기념하고 싶은 건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따라와주신 귀하고 소중한 님입니다! 한국문학의 가장 새롭고 빛나는 100가지 장면을 담아 보내드렸는데, 님에겐 어떤 장면이 남았을지 너무 궁금해요. 언젠가 이 주제로도 얘기할 날이 있겠죠?(ㅎㅎ) 100번째 레터의 주인공인 신민 작가님의 〈추분〉 표지 색을 어떤 것으로 해야 좋을지 고민 중인데요. 고라파덕이 연상되는 노란색을 할지, 추분에 어울리는 낙엽 색을 할지, 이야기의 분위기를 닮은 석양 빛을 넣을지……(마지막 호라니 괜히 더 신경 쓰이는 마음)🤔 혹 작품을 읽고 떠오르는 색이 있다면 연재 댓글에 남겨주세요!!
🥐 레아 : 위픽 100호!!🥳 2년간의 여정 끝에 드디어 “100”이라는 숫자와 만났습니다. 함께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위픽을 사랑해주시는 님께 가장 큰 감사와 사랑을 드려요!💝 소설을 읽어보자마자 “이거 미쳤다!(p)”고 소리를 질렀던 특급 신인 신민 작가님의 100호 연재도 많은 관심과 성원과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위픽 98번부터 100번까지 세 권의 단행본 출간이 아직 남아 있으니 이어지는 신간 소식도 기대해주세요. 98번으로 출간될 박지영 작가님의 《찰스 부코스키 타자기》는 오늘까지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에서 읽으실 수 있으니 미리 맛보기 추천드립니다. 단행본에는 물론 상상 그 이상의 작가의 말과 인터뷰 수록 예정!💕
🍙 서니 : 드디어 100번째 레터!🥲(감격)(눈물) 뉴스레터를 처음 쪼물쪼물 만들 때까지만 해도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놀랍게도 단 한 번의 펑크 없이 100번째 약속까지 지킬 수 있었어요. 너무 많은 고생을 한 위픽 편집팀에 위로와 박수를, 그동안 레터 잘 읽고 있다고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다음 주에는 🍞빵이 님과 함께하는 《2026 낭만 수집 일력》 예약 판매가 시작됩니다! PSD 파일 365개를 10번 읽고 7번 수정하고 5번 정리하고 나니 누군가의 1년을 책임진다는 일의 무게감이 체감됩니다.😱 주말에는 이효석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봉평에 다녀왔어요. 아침 7시 버스로 빗길을 달리며 세 시간 내내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는데, 미상 작가님이 돌아올 때는 버스가 아닌 KTX를 타신다고 하셔서… 혹시 저희가 너무 떠든 거냐며…(그러고도 돌아오는 버스에서 세 시간 떠든 게 함정). 저는 손님으로 자리를 채웠지만 시상식에 참석한 세 작가님 모두 ‘우리’ 위픽 작가님이어서 더 기뻤답니다! 《마유미》 이희주 작가님, 《소도둑 성장기》 함윤이 작가님 그리고 마감 중인😭 이미상 작가님 모두모두 축하드려요🤍
🐿️ 소연 : 🎉축!!! 뉴스레터 100호!!! 드디어 오늘이 오고야 말았네요. 100호가 되면 어떤 기분일까 너무 궁금했는데 바로 이런 기분이었군요?🤣 ㅎㅎ 정말 만감이 교차합니다. 100호의 시간 동안 함께해주신 독자분들, 작가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려요.💞 위픽 100권 마감도 한창입니다. 10월 중순에 만나실 수 있어요. 그리고 100권 출간 기념으로 깜짝 놀랄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오은&유희경 전국 투어가 어느덧 절반을 넘었어요. 광주, 대전을 거쳐 대구까지 다녀왔어요. 서점마다 각기 다른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공통점은 하나같이 따뜻하다는 거! 당일치기 여행에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큼은 에너지 만땅 충전입니다! 예약 판매로 많이 사랑해주신 《파과 각본집》도 드디어 마감을 했습니다. 대구 내려가는 KTX 안에서 마감을 했는데요, 새삼 대한민국 인터넷 속도에 감탄을…… 홀가분하게 마감하고 영화 〈파과〉 인터내셔널 컷🎬 보러 부산국제영화제에 갑니다! 오리지널 각본을 보면서 영화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인터내셔널 버전으로는 만날 수 있겠죠?! |
|
|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는 동안에도 이어지고 버텨내는 것 |
|
|
🥐 레아 :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소설집 《혼모노》로 그야말로 “한국문학의 미래”로 등극한 성해나 작가님의 위픽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를 오늘의 토크에서 소개합니다. 움츠러들기만 하는 작은 마음을 크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아름다운 여름의 경주로 여행을 떠나요! |
|
|
건축학과 4학년인 재서는 여름방학 동안 문목현 교수의 서머스쿨에 참여하기로 합니다. 서머스쿨은 한 학기 내내 연필로 등고선 그리는 훈련만 시키기로 악명 높은 문 교수가 개설한 비정규 프로그램인데요. 주말마다 경주에 머물며 고택을 연구하고 개축 설계하는 것입니다. 재서는 문 교수의 수업에서 A플러스를 받고, 딱 두 명만 들을 수 있는 서머스쿨에도 뽑힌 자신의 성과에 큰 의구심을 품고 있었죠. 그것도 전과하자마자 주목받으며 재능을 뽐내는 동기 이본과 함께요. 한 걸음 한 걸음을 의심하며 내딛는 ‘숙제’ 재서와 한마디를 해도 비범해 보이는 ‘귀감’ 이본.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은 함께 경주로 떠납니다. |
|
|
두 사람의 과제는 지어진 지 이백 년 된 경주의 한 고택.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벽과 지붕틀을 이루는 재목은 삼백 년도 더 된 것이었죠. 파킨슨병을 앓는 홍사애 씨와 속기사 일을 하며 어머니를 돌보는 딸 권정연 씨가 사는 이 고택에는 덕지덕지 수리한 흔적이 많이 보였어요. 홍사애 씨의 남편 권기석 씨가 직접 수리해왔지만, 1년 전에 권기석 씨가 타계한 뒤 모녀 둘이서 건사하기에는 너무 낡은 집이었어요. 경주를 덮쳤던 지진의 여파로 반파되었던 데다 수도도, 전기도 편히 쓰지 못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모녀는 이 집을 ‘개축’해 살고자 합니다.
하지만 답사를 마친 이본은 거침없이 ‘재건’을 고릅니다. 사이트 조사에 자료 수집까지 하려면 열흘도 빠듯한 재서와는 달리 엿새 만에 상세 도면과 주요 콘셉트까지 뚝딱 해서 보내왔어요. “전에 설계를 어떻게 했는진 몰라도 동선이 비효율적이더라고요. 클라이언트는 개축을 요구하지만, 전 재건이 낫다고 봐요.” 확신에 찬 이본의 말을 들으며,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재서는 배가 살살 아파오는 기분입니다. |
|
|
결국 이본의 말대로 재건으로 방향을 잡고 과제를 제출했지만, 문 교수의 실망과 분노가 가득한 이메일을 받고 맙니다. 두 사람은 문 교수의 제안대로 넉넉히 시간을 잡고 경주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해요. 첨성대 앞에 멈춰 선 두 사람은 길라잡이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게 됩니다. “저는 신라 사람들과 우리가 같은 빛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은 반짝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고 후세의 안녕을 빌었을 겁니다. 잘 살거라, 속으로 빌지 않았을까요.”
재서와 이본은 드디어 ‘개축’하고자 하는 마음 뒤에 숨겨진 진심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가 손볼 데는 많아도…… 우리 아빠가 지은 집이잖아요.” 삶을 지탱하는 것은 집 그 자체나 물적인 조건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쌓아 올린 시간이라는 것을 경주에서 배우게 됩니다. |
|
|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단행본에만 수록된 이스터에그! 신라 전통 의상을 입은 ‘길라잡이 할아버지’와 첨성대가 한 앵글에 포착된 사진을 깜짝 공개합니다. 성해나 작가님이 직접 찍어오신 이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요!! 혹시라도 이 레터가 닿을 수 있다면…… 위픽 편집부로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
|
|
💌 성해나, '작가의 말'에서
경주(慶州)는 지명이기도 하지만, 빠르기를 겨룬다는 뜻의 경주(競走)라는 뜻도 품고 있다. 경주 여행을 갈 무렵 나는 조바심 때문에 늘 밤잠을 설치곤 했다. 삶이 모래주머니를 달고 내달려야 하는 레이스처럼 느껴지기도, 홀로 뒤처지는 것 같아 갈급하기도 했다. (…)
삶이 경주가 아니라 느긋한 동행이라는 건 소설을 쓰며 배웠다. 글 안팎에서 마주하는 이들과 함께 걷고, 속도를 맞추고, 때론 멀찍이 떨어져 둥근 뒤통수를 바라보는 일. 그렇게 느리게 나아가다 보면 누군가 멈춰 서 나를 기다려주기도 했다. |
|
|
위픽 95 김홍 《곰-사냥-인간》
“언제부터 내가 곰이었지? 어떻게 하다가 곰이 됐지?”
《말뚝들》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 김홍 신작 소설
위픽 96 김유나 《공》
창비신인소설상 수상 작가 김유나 신작 소설
해저드에 빠져버린 골프공처럼 날아간 위치에서
수습하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하루하루
위픽 97 권혜영 《그냥 두세요》
“나는 내 몸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우리가 그냥 우리로 남을 수 있기를
무심한 듯 다정한, 함께의 온기에 대하여 |
|
|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
|
🐶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