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가을이 또 갑작스레 떠나려는지 기온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요.🥶 얼마 전 도쿄에 다녀왔는데 포근하기가 요람이 따로 없더라고요. 신주쿠 코엔이라는 곳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독서를 주제로 피크닉을 보내니 마음이 한결 평온해진 것 같아요. 님도 더 추워지기 전에 위픽 한 권 챙겨 들고 가벼운 피크닉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피크닉엔 또 노래가 빠질 수 없지요! 가을하면 떠오르는 대표곡 〈가을이 오면〉도 좋지만, 사실 이문세 님의 노래 중엔 〈가을이 가도〉라는 곡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심지어 1, 2가 있어요) 지금 이맘때 듣기 아주 좋은 노래라 추천해봅니다!😆 님의 플레이리스트엔◃ ❚❚ ▹ 어떤 가을 명곡이 들어있나요?
“코믹 오컬트 판타지 힐링 로맨스 소설” 배명은 작가님의 〈계화의 여름〉이 11월 6일까지 공개됩니다.
어릴 적 피부가 갈라지고 각질이 생기는 비늘증을 앓던 열두 살 ‘계화’는 힘든 세상살이에 콱 죽어버리겠다며 절벽을 올라갑니다. 그런데 하필 그날이 산에 살던 이무기 한 마리가 천 년을 기다린 끝에 승천을 하는 날이라니! 승천 과정을 계화에게 들켜버린 이무기는 결국 벼락을 맞아 구렁이로 변하는데요. 한여름에 만난 비늘증을 가진 여자 계화와 그 때문에 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 여름. 과연 꼬일 대로 꼬여버린 그들의 운명은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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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퀴어, 노동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작년 벽장 레즈비언 공무원과 신규 레즈비언 공무원이 정부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50쌍의 레즈비언 부부에게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하는 이야기 《오늘의 세리머니》를 출간한, 그리고 최근 둔촌도서관 상주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조우리 작가님의 신작 단편소설 〈사서 고생〉을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팬데믹으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진 2020년, 사람들이 거리에서 모습을 감출수록 북적이는 메타버스 플랫폼 ‘미러라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러라클에 모여 사진을 찍고 축제를 즐기고, 콘서트나 패션쇼, 심지어는 수능 특강까지 열었어요. 이러한 유행을 놓칠세라 각 공공기관들도 미러라클에 청사를 만드는데요. 경찰청, 구청, 그리고 님이 좋아하는 도서관까지 미러라클에 자리를 꾸립니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는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옆사람과 떠들 수 없고(’귓속말’ 기능만 사용할 수 있어요)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를 수도 없는 데다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바타가 펼치는 가상 책뿐이니 미러라클의 다른 곳들에 비해 빠르게 이용자가 줄어들어요. 그런데 유일하게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는 도서관이 한 곳 있으니, 바로 〈사서 고생〉의 주인공 ‘영지’가 일하는 ‘미러라클 동그라미도서관’입니다.
미러클 동그라미도서관의 아바타 사서 ‘동그리’는 현실 동그라미도서관의 기간제 야간 사서 ‘이정아’예요. 정아는 미러라클에서 독서 모임을 꾸리고, 찾아오는 아바타들에게 성심성의껏 책을 추천해주며 동그라미도서관을 ‘공공기간의 팬데믹 대응 우수 운영 사례’로 만드는데요. 시간이 흐르며 전염병의 확산세가 꺾이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거리로 나오면서 미러라클은 서비스 종료를 앞두게 됩니다.
메타버스 세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도서관을 지키는 사서 동그리와 눈사서(영지). “기회만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서 고생을 하려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초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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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건 도서관 문을 닫기 전에 안에 남아 있는 이용자가 없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타닥타닥. 이정아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영지는 이정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영지의 책상과 이정아의 책상은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마주해 있는데, 왜 말로 하지 않고 굳이 아바타 채팅을 해야 하는지. 그것도 귓속말 모드로. 하지만 그런 문제 제기를 하기에는 이미 한 달 내내 그렇게 해온 터였고, 이제 마지막 날이었다. 괜히 불편해질 필요는 없겠지. 영지는 키보드를 부러 꾹꾹 눌러가며 글자를 만든다. [공간 관리 메뉴에 ‘모두 내보내기’가 있던데요?] [우리 도서관은 절대로 그렇게 안 해요.] 조금 커진 것 같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영지는 슬쩍 파티션 너머를 흘깃거려보지만, 체구가 작은 이정아는 모니터에 완전히 가려져 있다. 왜요? 영지가 묻기 전에 다시 말풍선이 뜬다. [책을 보고 있는 중이면 어떡해요. 책을 보고 있는데 그렇게 내쫓으면 안 되잖아요. 도서관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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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지난번 ‘최고의 탄 색’을 찾아 떠난 여정 끝에 결국 만나버렸어요!🤎 가을에 어울리는 웜톤의 탄(Tan)을 입은 《화성과 창의의 시도》 마감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첫 책도 아닌데 어째서 떨리는 거죠?) 표지에 꾹 눌러 새겨질 한 문장도 마음에 쏙 들었는데, 🐿️ 소연 님이 “원숭이가 생각난다”고 하셔서 한참을 웃었어요. 어떤 문장이길래 원숭이가 등장한 건지는 내달 단행본으로 확인해주세요! 또 근래 한국문학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독서의 계절과 한강 작가님의 환상적인 시너지라 믿으면서도, 누가 “책 한 권만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면 왜 갑자기 일자무식이 된 것처럼 머리가 하얘지는지……😰 그때마다 텍스트힙력(?)을 채워줄 위픽📚을 한 권씩 소개하고 있는데 항상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들어 뿌듯하더라고요. 님도 책 추천의 순간, 위픽을 건네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에겐 아직 67권의 위픽이 남아 있습니다!
🥐 레아 : 문보영 작가님의 위픽 《어떤 새의 이름을 아는 슬픈 너》🕯️를 마감하고 헐레벌떡 임선우 작가님 행사도 다녀왔습니다. 《0000》을 멋지게 소개해주셨던 고요서사에서 소규모의 독자님들이 모여 번갈아 낭독회도 하고, ‘나의 0000’을 찾아보며 깊이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영영영영vs공공공공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 님의 선택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지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짚어주셔서 새로움에 놀라움을 더한 하루였어요. 마감에 마감에 마감을 더해 새 책을 한 권 만들 때마다 어떤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읽어주실까, 과연 ‘읽기’란 즐거운 일이 맞는가 고민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독자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때마다 고민은 사라지고 함께 읽을 시간만 더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게 됩니다.🎁 (저 대신 ‘만들기’ 담당해주실 분?🙋🏻♀️)
🍙 서니 : 돌아보면 마감이고, 돌아보면 마감인 날들! 단요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목소리의 증명》이 출간되었고, 위픽 《담장 너머 버베나》를 마감했습니다.😆 《목소리의 증명》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후 일종의 트라우마 증세(라고 어른들이 말합니다)로 세 개의 목소리가 들리게 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공부는 좀 못해도 마음씨가 고운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 괜찮다’고 말하는 건 쉽잖아요. 그런데 주인공 ‘태서’는 공부는 잘하지만 종종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히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는 소년이에요. 매일매일 이런 마음을 다스리며 어른들 눈 밖에 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가끔은 억울한 마음도 드는 거예요. 쟤는 나만큼 애쓰지 않아도 혼날 일 없구, 또 쟤는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도 예쁨받구……. 나는 왜 이런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나 세상이 원망스럽다가도, 이런 내가 아닌 ‘나’는 내가 아니라고, 나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은데……. 어때요? 내 얘기 같다, 하시는 분도 계신가요? 저는 읽으면서 좀 공감했어요. 집에서 만화책이나 읽으며 뒹굴뒹굴하고 싶지만 사회인으로서 그럴 수 없을 때 왜 나는 남들처럼 밤낮없이 일하는 게 행복한 몸과 마음으로 태어나지 않았을까 억울해하거든요.(특히 여긴 ‘진심’으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업계이지 않습니까?😱 매우 징그러움.ㅠㅠ) 저처럼 있는 그대로는 그다지 괜찮지 않은 분들께 《목소리의 증명》을 힘주어 권해봅니다.🥲
🐿️ 소연 : (((((마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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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아무하고나 사랑에 빠지지 좀 말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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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아 : 사라진 사랑의 기록을 찾아 떠나는, 변두리 존재들의 거대한 모험기 《사랑과 연합 0장》을 소개합니다. 《줄리아나 도쿄》 《마고》 《쿄코와 코지》 한정현 작가님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본격 ‘모험 판타지’! “에픽”한 배경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야 할 것처럼 비장한 느낌이 드는 이 장르……. 그러나 ‘사랑’을 찾아 헤매는 ‘연합’의 모험에는 아주 작은 계기와 실낱같은 단서만이 있을 뿐입니다. 거대한 이야기의 아주 작은 프롤로그 속으로 떠나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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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엘프 ‘루비’는 인간 외 종족을 가혹하게 차별하는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타 종족과의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 태어난 일명 ‘절반의 존재’, 하프엘프나 하프드래곤 같은 존재들은 자유민의 권리를 빼앗긴 채 강제로 격리당해 지내야 합니다. 음악을 듣는 것도, 소설을 읽는 것도 모두 금지되었죠.
폐쇄 구역인 ‘게토’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루비 앞에 어느 날 의문의 손님이 등장합니다. 그는 오래전 실종된 할머니 ‘비소’에게 남기는 쪽지를 두고 갔어요. 인간에 대한 냉소와 회의로 가득한 루비와 달리 비소는 “만나는 인간마다 배신을 당했고 그럼에도 또 다른 인간을 다시 사랑”해온 하프엘프였는데요. 비소의 망한 사랑 때문에 줄곧 고통받아온 루비는 이 쪽지를 외면하려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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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기의 주인공에겐 늘 그렇듯,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지 않겠어요? 루비가 쪽지를 찾아낸 그날 유기된 하프드래곤 ‘수’가 의심쩍은 예언을 남깁니다. “곧 오래 기다린 손님이 당도할 거야. 그는 빛을 등진 사람이야.” 벽에 붙은 괘종시계가 오후 4시를 알리고, 눈부신 빛과 함께 등장한 용사님……은 용사가 아니라 초면에 반말을 턱턱 하는 도련님이었죠. “날이 밝으면 당신은 나와 함께 이 게토를 떠나 인간의 땅으로 좀 가줘야겠어.” 이거 아무래도 느낌이 안 좋은데, 정말 같이 떠나도 괜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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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현,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의 인물들은 내가 썼던 인물 중에 가장 많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이 인물들이 모험의 끝에서는 결국 진짜 행복, 아니 슬픔, 아니 그 무언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여도 사랑해주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리라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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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오: 추억을 만드는, 만나는 방법은 여럿입니다. 동년배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의 영상을 많이 남겨두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저는 종종 직접 찾아가 돌아보는 편인데, 지난 주말 후배 결혼식에 들른 김에 유년시절을 보낸 동네를 걸었습니다. 오래 묵은 마을이라 재개발을 앞두고 빈집이 가득했고, 제가 살던 집들도 허물어졌거나 더는 사람이 살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동네를 거닐다 친구 어머님을 만났는데, 손을 붙잡고 한참을 서서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 친구를 만난 지도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말이죠. 집집마다 누구네 집이며 그 녀석과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는 떠오르는데 얼굴과는 달리 이름은 도무지 떠오르지 않기도 하여 세월의 야속함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엉킨 시간과 공간의 감각으로 한 주를 맞이하니 이번 주 위픽 리와인드는 최양선 작가의 《그림자 나비》였습니다. 엄마와 떨어져 어린 시절을 보낸 할머니와 시골, 그곳의 어색함과 어둠을 넘어 지금도 아련히 떠오르는 손으로 만든 '그림자 나비', 내가 짐작할 수 없는 시간을 건너온 엄마와 할머니의 추억이 모두 쌓인 그곳에서, 나는 할머니가 평생 놓지 않고 지키며 다독였을 추억을, 생의 마지막으로 향하며 어떻게 잊지 않을 수 있는지 바라보게 됩니다. 아니 영상으로 촬영하게 됩니다. 이 영상은 할머니와 엄마의 서로 다른 시간을, 할머니와 엄마와 나를 잇는 공통의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이 시간이란 생각을 새삼 확인합니다. 그 생각은 이렇게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련하지만 멀지 않은 감각으로, 아득하지만 함께하는 느낌으로. “영이 할머니가 나무에 닿았던 시간에 대해 생각했다. 할머니가 영이 할머니에게 닿는 시간에 대해서도. 인간에서 식물에까지 이른 시간에 대해. 계산기의 숫자로는 도무지 환산해낼 수 없는 아득한 변화에 대해. 고요함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내는 숲의 시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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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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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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