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뉴 이어”를 외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이 다 지나가고 있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이 더욱 빠르게 흐르곤 하는데요. 그래서 요즘 느린 취미 찾기에 열중하고 있답니다. 필름 사진 찍기🎞️, 뜨개질 하기🧶, 요리해 먹기🍝 등. 과정을 음미할 수 있는 취미들에 끌리는 것 같아요. 그중 단연 좋은 건 책 읽기📖, 그것도 완독의 재미를 보장하는 위픽 읽기 아니겠어요! 한 권을 끝내고 아기자기한 예쁜 스티커를 붙여 나만의 책으로 만들면 어느 때보다 뿌듯하답니다. 님도 올해는 숏폼의 도파민과 조금 거리를 두고 지긋하고 눅진한 취미를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좋은 취미가 있다면 공유도 해보아요…….😊
당신 곁의 초인은 누구인가요? 한국문학의 가장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목소리 이장욱 작가의 신작 소설 〈초인의 세계〉가 1월 29일까지 공개됩니다.
‘초인할인마트’에서 일하는 초인들, 그러니까 “풀로 엮어 만든 인간. 풀처럼 연약하지만 또 풀처럼 강인한 인간. 풀처럼 누웠다가 풀처럼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이장욱표 상상의 세계를 지금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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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예스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문학에 희망 깃든 등불을 밝힌 성해나 작가님의 신작 소설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를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재서’는 건축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입니다. 의심이 많고, 자기 확신도 부족하죠. 재서의 과제를 본 교수님도 한숨을 쉬어요. “재서는 내 숙제예요.” 반면 동기 ‘이본’은 무엇이든 똑 부러지게 해내는 사람입니다. 거절할 것은 거절할 줄 알고요. 똑같은 과제를 내도 “귀감이 된다”는 칭찬을 받죠. 재능이란 게 있다면 오직 이본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재서는 A플러스를 준 문 교수에게 성적이 너무 높은 듯하다며 성적 이의서를 냅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문 교수는 재서를 이본과 함께 서머스쿨에 뽑는데요. 건축학과 4학년 중 딱 두 명만 뽑는 이 프로그램에, 문 교수는 왜 재서 같은 애매한 사람을 뽑은 걸까요? 어쨌든, ‘숙제’와 ‘귀감’은 함께 경주로 향합니다.
문 교수가 설계한 권정연 씨의 고택은 한옥의 본질을 잘 살린 고즈넉한 건물이에요. 2016년 지진으로 지붕이 무너져 얼기설기 수리한 흔적과 벽에 간 금, 언제 집을 무너뜨릴지 모르는 미세한 균열과 습기만 빼면요. 이 고택을 개축 설계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이본과 재서는 ‘개축’보다는 ‘재건’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해요. 이본이 밀어붙이고, 재서는 우물쭈물하면서 말이죠.
불편한 옛것은 버리고 편리한 새것으로 나아가는 길은 언제나 좋을 것 같지만 권정연 씨는 도리어 화를 냅니다. “아빠 돌아가신 후에 이 툇마루에 앉고 왜 여기에 집을 지었는지 알게 됐어요.” 낡고 해진 채로도 끝내 곁에 남아서 우리를 지켜주는 것들이 있죠. 어쩌면 우리를 평생 돌보는 것은 집 그 자체가 아니라 집을 짓는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재서와 이본은 거창하진 않아도 각자의 방식으로 근사한, 설계도 바깥의 사람들을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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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첨성대를 별을 관측하기 위한 탑이라고 합니다. 외국인들도 첨성대를 Star Gazing Tower라고 부르니까요.
할아버지의 유창한 영어 발음에 이본이 오, 하고 작게 감탄했다.
신라인들이 별을 경외했다고 하니 그것도 맞는 표현입니다만, 저는 외국인들에게 첨성대를 소개할 때 꼭 The Future Gazing Tower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우리 선조들은 별만 감상한 게 아니라 내일을 본 것이라고 설명하죠. 별의 광휘가 우리에게 닿기까지는 수백, 수천 년의 세월이 걸리지요. 그 때문에 저는 신라 사람들과 우리가 같은 빛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선조들은 반짝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고 후세의 안녕을 빌었을 겁니다. 잘 살거라, 속으로 빌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그 깊은 뜻을 담아 362개의 돌을 곡진히 쌓아 올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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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이두온 작가님의 《돈 안 쓰면 죽는 병》이 출간되었어요! 작년부터 눈에 어른거리던 트렌치코트를 설빔으로(응?) 주문하면서 ‘돈 안 쓰면 죽는 병’엔 참 약도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습니다.😇 2월에 출간될 재미 보장, 본격 하드보일드 범죄 드라마 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 편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호기롭게 교정지를 펼쳐 들었지만, 근 600쪽에 달하는 활자들이 자꾸 저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듯한데요……. 그럼에도 한번 빠져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악의 품에서 자란 소녀와 마지막 구원이 된 살인자”의 이야기, 기대해봐도 좋으실 거예요! 그럼 저는 설 연휴 때 볼 교정지 만들러 떠나보겠습니다~
🥐 레아 : “초고는 다 쓰레기다.” 헤밍웨이가 했다는 이 유명한 말을 곱씹게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기획안 쓰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시간에 쫓기며 한달음에 쓴 카피라든지, 대강 생각나는 대로 늘어놓기만 한 성긴 아이디어의 묶음이라든지……. 수정할 거리가 산더미인 이 페이퍼들을 다 불태워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요. 그럴 때면 오늘 공개되는 성해나 작가님의 소설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를 떠올려요. 열 번을 나고 죽는 동안 지켜지고 이어질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런 것을 만들기 위한 기초공사라고 믿으며, (사실은 몬스터 에너지의 힘을 받아) 기획안 고치러 떠납니다.😣
🍙 서니 : 2025년 첫 책, 《카산드라의 여자들》이 출간되었습니다. 뱀의 해에 뱀 표지라니 강렬하지요! 미친 여자의 대명사인 ‘카산드라’에서 시작해서 용감무쌍하고 번득이는 히로인들로 가득한 책인데요. 21편의 단편들 모두가 ‘센 여자’들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최근 저는 가네하라 히토미 《오토픽션》를 다시 읽고 있는데 통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나는 왜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말을 해버리는 걸까. 나는 네네 하고 연발하면 그가 불쾌해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해버렸다.” 《오토픽션》의 이 문장을 읽고 아 알지 알지, 카산드라에는 “나도 내가 쌍년처럼 굴고 있다는 걸,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나는 내가 나를 바라보며 이제 좀 진정하지 그래?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그러기 너무 싫었고”라는 문장이 있어! 하고 반가워했어요. 알고 있는데~ 너무 잘 아는데 사람답게, 번듯한 여자인 척 구는 거 힘들다고 투덜대고 싶을 때 펼쳐 읽기 좋은 책이에요. 저는 망한 연애 썰들이 제일 재밌었지만요.🤭
🐿️ 소연 : 구병모 작가님의 《파과》가 영화로 제작 중(민규동 감독, 이혜영, 김성철 주연)이라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시죠? 영화 〈파과〉가 2월 13일 개최되는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조각’을 맡은 이혜영(더 이상 다른 조각을 상상할 수 없음) 배우의 뒷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너무나 멋진데요, 국내에서도 조속히 개봉하기를 촉구합니다!!! 토요일에는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구병모 작가님 북토크가 있었어요. 교보문고의 명물 카우리 테이블(100명의 독자가 동시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5만 년 된 소나무로 만들어진)에서 50여 명의 독자(서 계신 독자분들이 훨씬 더 많았다는😭)와 함께 작가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5만 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서점 밖은 시위로 소란스러웠지만 그 어느 때보다 고요히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서점엔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고, 책📚 읽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좋은 쪽으로 만들어갈 거라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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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 : 여러분 주변에 또라이 한 명쯤 있으시죠? 없으시다고요? 저런…… 유감입니다.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디에나 열 명 중 한 명 정도는 또라이가 있고, 주변에 아무도 또라이가 없다면…… 바로 내가 그 또라이라는 서늘한 진실……. (어떻게든 한 명은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계엄령 내리는 대통령이라거나…….)
소설집 《저주토끼》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님의 《창문》은 정보라식 섬뜩한 일상 공포를 제대로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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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시대, 정부는 인간의 뇌를 통째로 데이터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인터넷을 떠도는 ‘가짜’ 정보가 아닌 ‘진짜’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 달리 갈 곳이 없던 ‘나’는 공짜로 재워주고 돈도 준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산골짜기 한가운데에 위치한 기계학습센터에 입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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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차 기술지식혁명 어쩌고 토탈 인공지능 파워빌딩 프로젝트가 저쩌고 뭔지 알 수 없는 텅 비고 화려한 수식어”처럼 번쩍거리고 매끈한 공간이 아닌, 기계학습센터는 산골짜기 한가운데 폐교된 대학교 기숙사를 개조한 곳에 위치하는데요, “당신의 뇌를 통째로 삽니다” “신경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돈이 된다”라는 광고 문구가 마치 미래형 매혈이나 장기매매를 연상시킵니다.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들, 밀려나고 밀려나다 못해 더 이상 갈 곳 없는 사람들, “살아 있으니까 살고 있을 뿐”인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 그저 공짜로 재워주고 돈도 준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의식과 기억을 전부 팔아넘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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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덟 시간씩 꾸준히 뇌 속 정보를 업로드하는 단조로운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곰팡이처럼 스멀스멀 솟아나기 시작하는데요, 맥락 없는 대화와 과장된 아첨을 덧붙이며 다가오는 915호 또라이를 마주치는가 하면, 도박, 마약, 포르노 등의 화면들이 두뇌연결된 ‘나’의 뇌 속을 제멋대로 휘저으며 펼쳐집니다. 불특정 다수의 인간들이 모여 두뇌를 연결하는 아주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는 이 폐쇄적인 공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불쾌한 타인과 뇌 속을 침입하는 황당한 화면들이 반복해서 ‘나’를 헤집는 가운데, 실체를 알 수 없는 정부의 프로젝트도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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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무시무시한 공포와 뒤통수를 강타하는 듯 완벽하게 전복되는 이야기의 힘은 정보라 작가의 가장 큰 무기죠. 독자들은 ‘나’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소설을 따라가다가, 순식간에 가해자로 바뀐 뒤에도 쉽사리 이입된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내 묘한 통쾌함과 상쾌함을 느끼며 혼란에 빠져듭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불길하고 사악한 어떤 것이 머릿속에 차근차근, 한 톨씩, 한 방울씩 스미는 것”처럼 뇌를 점령당한 기분을 느끼다가, 책을 덮고 나면 비로소 진정한 공포가 시작됩니다. 과연 진짜 또라이는 누구일까요?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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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라 작가 인터뷰에서
Q. “어디에나 통계적으로 열 명 중에 한 명 정도는 또라이가 있는 법이고 주변에 아무도 또라이가 없으면 내가 그 또라이라고 하지 않던가. 어디서 들었는지는 잊었지만 이 말은 정말 인생의 진리였다.” 소설 속에서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역시 ‘이 구역의 또라이는 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서늘해지는데요, 작가님이 지금껏 만난 인생 최대의 또라이는 누구인가요?
A. 가족 중에 있습니다. 여러 명입니다.
Q. 소설과 번역과 데모, 이 모든 걸 해내는 에너지의 원동력으로 ‘마감’과 ‘분노’를 꼽으셨어요. 작가님과 작업하면서 거의 즉답 수준의 피드백에 편집자에겐 정말 국보급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감 정신이 투철하신 것으로 유명한데요, 일의 완급 조절이나 모드 전환, 우선순위, 거절의 기술, 일정 관리 등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A.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합니다! 저도 몰라여!! 닥치면 어떻게든 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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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뱀의 해, 이무기에 관한 소설부터 새해 이야기까지.
신년 맞춤 위픽을 소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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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77 배명은 《계화의 여름》
“돌아오고는 있는지. 금방이라면 얼마나 금방인지.”
천 년 이무기와 인간의 풋내 물씬한 한여름 빛깔 첫사랑
위픽 78 이두온 《돈 안 쓰면 죽는 병》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지긋지긋해한다. 너무 좋아서, 그럼에도 없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흐름, 시대의 ‘쓸모’를 파헤치는 2025년 이두온 월드의 서막.
위픽 79 김지연 《새해 연습》
“그러니까 올해는 늘 새해를 위해 연습하는 해였다.”
제70회 현대문학상 김지연 신작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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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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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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