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날이 풀리고 있어요! 올해 봄은 유독 짧을 거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어쩐지 더 조바심이 나지 않나요? 이번 주말엔 어떻게 보내야 봄을 잘 났다고 소문이 날까 궁리하면서 봉준호 작가님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미키17〉의 원작 소설 《미키7》을 읽었습니다. 《마션》을 읽으며 맛보았던 재미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는데요.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마지막 페이지가 넘어가버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2025년 봄을 우리 불쌍한 익스펜더블(소모인력) 미키를 원작보다 10번은 더 죽여버린(?) 봉 감독님의 영화와 함께 시작해보려 합니다. 님의 봄은 무엇으로 시작될까요?
삶에 술, 담배, 커피보다 끊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장편소설 《치치새가 사는 숲》《취미는 사생활》, 소설집 《마음만 먹으면》 등으로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묵직한 문장, 서스펜스적인 구성을 선보이며 수많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진영 작가님의 〈김용호〉가 2월 26일까지 연재됩니다.
20년도 더 전에 딱 한 번 만난 ‘김용호’라는 남자를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한 ‘나’는 “공소시효가 끝났다”라는 허무한 대답을 들으며 이상한 안도감을 느껴요. 곧이어 출간될 책의 편집자를 만나지만 그로부터 지인이 연출하는 〈TV는 사랑을 싣고〉 리메이크판의 사연자가 되어줄 것을 부탁받습니다. 그렇게 ‘나’는 김용호. 그러니까 PD에겐 ‘김용호 아저씨’라고 소개한 ‘김용호’를 찾기 위해 출연을 결심하게 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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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분해하고 연결하는 10년 차 비평가이자 예술과 여성, 퀴어와 가난을 소재로 비참할수록 웃긴 글쓰기를 선보여온, 우리에게는 ‘리타’라는 닉네임으로 익숙한 이연숙의 첫 소설 〈아빠 소설〉을 위클리 픽션에서 공개합니다.
‘그래 XX 소설을 써야겠다.’ 갑작스레 낮잠에서 깨어난 ‘엘릭’은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마감일이 훌쩍 지났지만, 절반 이상 완성되지 않은 원고를 떠올리며 이 모든 것을 엎고 새로운 소설을 쓰기로 결심해요. 이미 며칠 전 편집자로부터 최후통첩을 받고 주말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원고를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한 지금, 엘릭에게 물러설 곳은 없어 보입니다.
1년 전 엘릭은 ‘사람 좋은 편집자’로부터 쓰고 싶은 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드디어 때가 왔다고, “인생에서 가장 크고 무겁고 오래된 숙변 중 하나”인 아빠에 대한 글을 쓸 때가 왔다고 직감했어요. 하지만 엘릭은 수많은 글을 써온 지난 10년, 이렇게나 ‘아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글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소설을 써본 경험도 전무하고요.
그래서 최근 인기 있는 장르인 ‘자기 이론’(단어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대충 “읽기 어려운 에세이”)을 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곧 “누구도 첫 페이지부터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줄리아 크리스테바 같은 이름이 등장하는 글 같은 건 읽고 싶지 않을걸”이라는 생각이 엘릭의 손을 멈추게 하고, 사람 좋은 편집자와의 손절 위기가 코앞까지 다가오는 듯한데…….
최종_최종_최종_마감일을 사흘 앞두고 엘릭은 ‘진짜’ 소설을 쓰기로 합니다. 한 번도 제대로 써본 적 없는 대상을,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글의 형식으로. 깜박거리는 커서를 노려보며 엘릭은 깨닫습니다. “이렇게까지 쓰고 싶지 않다면 분명 거기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고. 쓰지 않는다면 결코 알 수 없을 그런 이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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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릭: 무슨 내용으로 쓸지는 일단 다 정했음
엘릭: 그니까 내가 아빠에 대한 소설을 쓰기 전에 렌이랑 너랑 엄마하고 대화를 하는 내용인 거야
엘릭: 근데 이제 아빠가 갑자기 귀신이 돼서 등장함
엘릭: 아빠랑 무규칙 격투기 함
엘릭: 내가 아빠 이김
엘릭: 아빠 죽음
엘릭: 어때
엘릭: ?
엘릭은 연쇄적으로 메시지를 보내면서 혼자 피식거렸다. ‘아니 이런 거, 진짜 전혀 안 읽고 싶은데?’ 엘릭이 보낸 메시지 왼쪽에 ‘읽음’을 의미하는 더블 체크 표시가 떴지만 푸고는 퇴근을 준비 중인지 곧장 답장하지 않았다. 어쩌면 누가 급히 불러서 텔레그램 창을 끌 시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건지도 몰랐다. 어쨌든 앞으로 푸고는 한 시간 안에 퇴근해 집으로 올 것이다. 그때까지는 푸고에게 보여 줄 ‘소설’이 최소한 몇 장, 아니 몇 줄이라도 있어야 어떤 식으로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엘릭은 각종 메신저 창을 전부 종료한 뒤 자세를 고쳐 앉고, 마침내 ‘소설’을 쓰기 위해 구글 문서를 켰다. 문서 상단에 기본 제목으로 쓰여진 ‘Untitled document’를 지우고 그 자리에 ‘아빠 소설’이라는 글자를 썼다. 이윽고 마우스를 옮겨 흰 스크린을 클릭하자 검은 커서가 깜빡였다.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50초 정도였을까—엘릭은 문득,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해왔던 것만 같은 어떤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빠 죽이지 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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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드디어, 마침내 《나의 작은 무법자》🤠가 출간되었습니다! 마감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보도자료를 써야만 했지요. 자고로 보도자료란 깜박이는 커서 노려보기가 7할, 본문 발췌하고 스타일 맞추기가 2할, 발등에 불 떨어져서 서평 쓰기가 1할의 시간을 잡아먹는데요. 《나의 작은 무법자》는 스토리가 원체 탄탄하고, 수식할 거리가 수두룩 빽빽이라 아주 수월하게, 일필에 완성할 수 있었답니다.😊 3만 6천 개의 독자 리뷰와 표창원 선생님, 서미애 소설가님의 멋진 추천사가 증명하는 소설인데 아무렴요! 이 책과 함께하는 동안 제 옆자리엔 ‘더치스’라는 작은 소녀가 앉아 있었는데요. 빌어먹을 세상에 대한 증오와 순진무구한 어린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으로 스스로 무법자가 되길 택한 소녀 더치스의 여정은 “그야말로 온갖 말로도 충분치 않은, 페이지마다 묻어나는 아픔과 깊은 노스탤지어”를 통감하게 했고, 더 넓은 세상으로 보내주려는 지금 뜻밖에 상실감이 몰려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님은 소설 속 인물에게 이처럼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작가가 ‘살아야 한다’는 마음을 모든 페이지에 담아 만들었다고 고백한 이 믿음직한 소설로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겠는걸요! 참, 현재 완독챌린지 플랫폼 독파에서 《나의 작은 무법자》의 chill(챌)린저를 모집하고 있다고 하던데……😎
🥐 레아 : 마감을 앞둔 주말에 〈브루탈리스트〉를 보았어요. “기념비적인 작품.” “영화가 줄 수 있는 웅장함과 경외심을 일깨우는 작품.” 영화 추천사에 절대 낚이지 않는 강철 같은 제 마음도 이 영화에 달린 찬사에는 박수 치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인터미션 15분, 총 3시간 40분이라는 엄청난 러닝타임에도 버릴 장면 하나 없었어요. 장면 장면을 건물 올릴 때 기반 닦는 것처럼 촘촘하게 짜 넣고 관객에게 왜 귀중한 3시간 40분을 투자해야 하는지 결말로 알려주는 영화…….😭 밤잠을 충분히 주무신 다음 날, 간식을 풍요롭게 챙기시고 되도록 리클라이너가 놓인 상영관으로 가시길 바라요. (허리는 소중하니까) 그리고 제발 저랑 더 얘기해주세요. 쉬어갈 때마다 이 영화 생각을 멈추지 못하겠어요. (마감 착실하게 하고 있답니다. 진짜예요.😁)
🍙 서니 : 천혜향 한 박스가 생겨서 2주간 열심히 사람들과 나눠 먹었어요. 그중 하나에서 씨를 발견해 사무실 책상 한 구석에 두고 물을 주고 있는데요. 주말 동안 말라버리지는 않을까 동동거리며 키운 지 약 일주일째, 뿌리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고 있을 때는 영 자라지 않는 것 같더니, 자리를 비운 이틀 새 기특하게도 쑥쑥 커버린 거예요. 조급해하거나 안달 내는 거, 안 좋은 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마음은 항상 들썩거릴까요.🥺 일할 때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굴다가 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날아다니곤 하는데 이제는 이너피스를 찾아볼까 합니다. 며칠 전에 받은 새 기획의 샘플 원고에 “힘을 빼보자”라는 문장이 있었어요. 제가 아주 못하는 분야의 일이지만…… 그리고 크게 기뻐할 줄 아는 게 저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하지만…… 노력해보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천혜향을 한 시간에 한 번만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할래요.
🐿️ 소연 : 영화 〈두 사람〉👩❤️👩 GV에 다녀왔습니다. 권김현영X김규진 조합이라니…… 두 분 다 제 담당 작가님이라 만사 제쳐놓고 다녀왔습니다. 어느 70대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인데요, 마지막에 두 분이 춤을 추면서, “아픈 데 약 발라주고, 등허리에 로션 발라주고, 그게 섹스지 뭐” 하시는 말씀에 가슴이 몽글몽글해졌어요. 평생을 그렇게 서로 쓰다듬고 다독거리며 사는 게 사랑💕 아닐까요? 발렌타인데이🍫에는 홍대 ‘신여성’에서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씨씨》 북토크가 있었어요. 당사자인 김현지 님을 비롯해서, 천희란 작가님, 장은정 평론가님 등 ‘그 사건’에 대해 가장 첨예하게 목소리를 내오신 분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던 만큼 그 열기가 대단했답니다. 참석하지 못해 아쉬우셨던 분들은 21일 저녁에 열리는 온라인 북토크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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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 : 님은 나폴리,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마르게리타 피자?🍕 나폴리 축구팀?⚽ 산타 루치아? 저는 이제 나폴리 하면…… 정대건 작가님이 떠오릅니다. 최근 역주행 급류를 탄 소설 《급류》의 정대건 작가님의 신작 소설 《부오니시모, 나폴리》는 나폴리를 배경으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가님의 나폴리 체류기 《나의 파란, 나폴리》의 소설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도대체 나폴리에서 작가님에게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걸까, 싶을 만큼 나폴리에 푹 빠져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작가의 말에서도 나폴리는 작가님에게 “마침내 찾은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말씀하셨죠.
소설은 “만지는 것보다 만져지는 것(!)을 더 좋아”하는 수동적(?)인 남자의 이야기인데요, 절대 먼저 다가오지 않는 남자와 사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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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상징하는 색깔은 처음부터 하늘색 말고 다른 색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표지 색상이 쉽게 결정될 줄 알았던 것은 크나큰 착각😭 하늘 아래 같은 색조 없듯이, 하늘 아래 같은 하늘색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폴리의 바다를 닮은 하늘색 ‘아주로(Azzurro)’를 표현하기 위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하늘색을 다 뒤져본 것 같아요. 디테일에 강하신 정테일 정대건 작가님과 《부오니시모, 나폴리》에 딱 어울리는 하늘색을 찾기 위해 하루 종일 열띤 토론을 거친 결과…… 마침내 작가님이 생각하는 하늘색과 제가 생각하는 하늘색에 합의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색을 인쇄로 구현해내는 것은 또 다른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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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쇄소 감리도 작가님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작가님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엇을 꺼내시는 게 아니겠어요? 그것은 바로…… 나폴리 축구 팀 유니폼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수많은 시도 끝에 나폴리 축구 팀 유니폼 색을 구현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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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표지에 들어가는 아이콘은 피자🍕 한 조각으로 정했는데요, 미국식 페퍼로니 피자 말고 반드시 마르게리타 피자여야 한다는 정테일 작가님의 요청에 따라 디자이너 쎄오리 님이 특별 제작한 바질 한 잎을 띄워주셨답니다.ㅎㅎ 🐣 쎄오리 님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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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작가님의 특별 요청 사항이 있었으니, 바로 책이 10월 12일 전에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요, 책이 입고되자마자 보내드렸더니 글쎄, “제가 사실 내일 결혼을 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날아왔어요. 나폴리 축구 팀 유니폼을 나란히 입고 있는 청첩장과 함께! 나폴리가 이어준 인연이라고 하시니, 이 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 작가님, 다시 한번 결혼 축하드립니다!🎉
그리하여 나폴리의 바다를 닮은 하늘색(나폴리 축구 팀 유니폼 색) + 바질을 띄운 마르게리타 피자의 완벽한 조합으로 탄생한 표지는!!! (실제 색은 서점에서 확인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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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뱀의 해, 이무기에 관한 소설부터 새해 이야기까지.
신년 맞춤 위픽을 소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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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77 배명은 《계화의 여름》
“돌아오고는 있는지. 금방이라면 얼마나 금방인지.”
천 년 이무기와 인간의 풋내 물씬한 한여름 빛깔 첫사랑
위픽 78 이두온 《돈 안 쓰면 죽는 병》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지긋지긋해한다. 너무 좋아서, 그럼에도 없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흐름, 시대의 ‘쓸모’를 파헤치는 2025년 이두온 월드의 서막.
위픽 79 김지연 《새해 연습》
“그러니까 올해는 늘 새해를 위해 연습하는 해였다.”
제70회 현대문학상 김지연 신작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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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의 여자들》 송섬별 번역가 X 🍙 서니 편집자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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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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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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