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패딩🧥은 개천절에 꺼내서 식목일에 넣는다.” 때이른 늦봄 날씨에 들떴던 것도 잠시, 겨울옷과 봄가을 옷이 마구 뒤섞인 옷장을 들여다보며 유구한 명언을 되새겨봅니다. 따뜻한 햇살 밑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위픽 한 권 읽고, 더는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가방 한 개에 세 권을 넣어도 부담 없는 위픽, 오늘의 선택은 어떤 색깔인가요?🌈
“네 탓만은 아니겠지만 네 탓도 있겠지 원래 다 그런 거야.” 권희진 작가님의 〈일단 믿는 마음〉이 4월 9일까지 연재됩니다. 현실인지 꿈결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험을 한 자매가 있습니다. 영리의 경험은 크게 아팠던 날의 에피소드로 남았지만, 시은의 경험은 시은과 가족을 새로운 ‘차원’으로 데려갑니다. 시은은 그날 자신이 차원의 경계에 다녀온 것이라 확신하며 ‘차원명상’이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가족과 함께 있으면 불행만이 찾아온다며 집을 떠나 사라집니다. 어디서부터 시은이 잘못된 것인지, 누가 시은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어 그저 시은이 잘 지내길 바라며 기다리는 일밖에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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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너는 모른다》 《오늘의 거짓말》 《안녕, 내 모든 것》…… 제목만 들어도 아시겠죠?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세련된 문체와 날카로운 통찰로 일상의 균열과 현대인의 불안을 정교하게 직조하는 도시적 감수성의 대가, 정이현 작가님의 신작 단편 〈사는 사람〉을 위픽에서 공개합니다. 언제나 시대의 감각을 예리하게 포착해온 정이현 작가님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빛을 발하는 〈사는 사람〉은 또 한 번 우리를 강렬한 충격과 깊은 여운 속으로 이끕니다.
주인공 ‘다미’는 “허튼 데 힘 빼지 말고 생긴 대로 대충 행복하게 살다 가면 된다”는 것이 보편적인 세계관인 곳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평범하게 자라는 동안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했어요. 다르게 사는 법을 알 수 없어서. 서울에 있는 학원에 보내달라는 말에 엄마는 “미쳤냐”고 비수를 날리며 “욕심이 과하면 자기 자신을 부수는 법”이라고 말합니다. 도청 소재지 사립대학의 사범대 정도면 안정권이라는 담임선생님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전문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합니다. 멀리 가면 빨리 갈 수 있다고, 빨리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빠르게 멀리 가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이유인 것처럼.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서울로 향하고, 유명 학원의 상담실장으로 일하며 치열한 경쟁과 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 속에서 살아갑니다.
다미는 남자 친구 ‘우재’와 함께 고급 아파트를 보러 다니는 ‘부동산 투어’에 빠져들어요. “서울의 강남 4구와 마용성을 중심으로 하되 나머지 18개 자치구마다 한 개 이상의 아파트 단지를 포함시킨, 제법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작성됐지만 만든 이의 취향이 적절하게 반영되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아주 구체적인 최애 부동산 리스트를 가지고 그곳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도장깨기를 시작합니다. 우재는 임장을 다닐 때면 정장 슈트에 넥타이까지 매고 자신이 상류층의 일원이 된 듯한 착각을 즐기지만, 다미는 왠지 비싼 집을 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더욱 고조됩니다.
한편, 다미는 학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처리하는 가운데, 한 학생으로부터 시험지를 미리 보여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사람 하나 살려주신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요. 제발요.”
우리는 무엇이든 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삶을) ‘사는 것’은 어쩌면 (물건이나 가치를) ‘사는 것’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사기만 한다고 해서 살아갈 수는 없지요. 진짜로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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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동이라니까. 이건 정말 레어한 기회야.” 우재에게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일까,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었다. 강력한 소망에는 강력한 전염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이 당직을 바꿔달라고 동료에게 부탁해야 했다. 고향의 엄마가 편찮으시다는, 누구도 믿지 않을 만큼 진부해서 도리어 거짓말 같지 않은 거짓말을 했다.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이라도 누워 있고 싶었다. 혼자뿐이지만 침실로 가서 방문을 꼭 닫았다. 침대에 가만히 누웠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조차도. 이 고요함 속에서 비로소 조금 마음이 놓였다. 지금 사는 곳은 방 하나, 거실 겸 주방 하나, 욕실 하나로 이루어진 실평수 아홉 평짜리 집이었다. 몇 발짝 걸으면 욕실, 몇 발짝 걸으면 주방, 몇 발짝 걸으면 침대였다. 그러나 각 공간은 벽과 문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나누어져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스무 살에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기숙사에 살았었고 그 뒤엔 여성 전용 고시원에 살았다. 처음 제대로 된 원룸을 구해 이사했을 땐 세상을 다 가진 듯이 기뻤다. 하지만 침대와 싱크대와 다용도 테이블이 한 공간 안에 다닥다닥 붙은 원룸 생활자로 몇 해를 지내고 나니 최소한의 공간 분리에 대해 진지한 염원을 가지게 되었다. 때론 ‘나로부터 나를 분리’하고 싶은 날도 있는 것이다. 종종 내가 칸이 나뉘지 않은 도시락 반찬 통에 담긴 계란말이 같다는 느낌이 들곤 했다. 반찬통의 뚜껑을 열어보면 배추김치와 메추리알 간장조림과 계란말이가 영향을 주고받아 서로에게 스며든 상태. 김치 양념이 묻은 계란말이를 그대로 먹어야 하는 이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과는 진짜 친구가 될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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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등단 4년 만에 최연소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예소연 작가님의 《소란한 속삭임》이 이동진 평론가님 피셜 “도입부부터 굉. 장. 히 흥미로운 소설”로 ‘3월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습니다!!!!! 소개된 말 중 ‘연루’라는 단어가 마음에 콕 박혔는데요. 님도 “마음을 쓰는 게 잘 안 되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의 어찌할 수 없음”을 ‘속삭이는 모임’ 하나로 무해하고 다정하게 엮어내는 작가님의 솜씨에 연루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가 하면 요즘엔 도서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연루된 네 사람의 진실 공방 스릴러를 편집 중인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이 절로 생각나는 책이라 클래식한 즐거움을 한껏 느끼며 만들고 있답니다. 다가올 여름,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연쇄마감러 K-편집자는 오늘도 연루된 마감 혐의를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
🥐 레아 : 추리소설 좋아하시나요? 자타공인 추.미.스. 마니아인 저는 이번 소설을 편집하면서 여러모로 들떠 있는데요.💃 평소라면 한숨 푹푹 내쉬면서 뭐라고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수십 번 고민했을 대지 카피도 한달음에 썼을 정도로요! 바로바로 《13·67》로 우리에게 잊지 못할 작가가 된 중화권 최고의 추리소설가 찬호께이 신작!! “20년 동안 잠겨 있던 은둔형 외톨이의 방에서 유리병에 보존된 토막 시신이 발견된다.” 《망내인》 이후 처음 선보이는 찬호께이표 본격 미스터리 《고독한 용의자》, 신나게 마감하러 갑니다.🫙
🍙 서니 : 대만의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우샤오러의 신작 장편소설 《죽음의 로그인》이 지난주에 출간되었습니다. ‘N번방’을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이 대만에서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타이완판 N번방’이라 불리는 인터넷 비밀 포럼이 적발되며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가정과 학교 등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곳에서 내몰려 갈 곳을 잃은 아이들이 인터넷과 게임에서 진실된 우정을 찾고, 때로는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죽을 위기에 처한 소녀 ‘시리’를 구하기 위해 시리와 가장 깊은 이야기를 나눠온 게임 친구 ‘천신한’과 시리의 하나뿐인 현실 친구 ‘양양’이 단서를 쫓기 시작하는데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책장이 가볍게 넘어가고, 오래 곱씹게 되는 책이에요. 6월에는 작가님이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으신다고 하니 미리미리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한국일보》에서 정성스럽게 써주신 서평 기사도 함께 읽어요! 기사 읽기
🐿️ 소연 : ㅇㅕㅇㅎㅗㅏ <ㅍㅏㄱㅗㅏ> ㅈㅔㅈㅏㄱㅂㅗㄱㅗㅎㅗㅣㅇㅔ ㄷㅏㄴㅕㅇㅗㅏㅆㅅㅡㅂㄴㅣㄷㅏ. ㅇㅏ ㅋㅣㅂㅗㄷㅡㄱㅏ ㅇㅣㅅㅏㅇㅎㅐㅇㅛ. ㅈㅔㅈㅏㄱㅂㅗㄱㅗㅎㅗㅣ ㅎㅕㄴㅈㅏㅇㅇㅡㄴ ㄱㅜㅂㅕㅇㅁㅗ ㅈㅏㄱㄱㅏㄴㅣㅁㄱㅗㅏ ㅇㅣㅎㅖㅇㅕㅇ, ㄱㅣㅁㅅㅓㅇㅊㅓㄹ ㅂㅐㅇㅜㄴㅣㅁ ㅅㅏㅈㅣㄴㅇㅡㄹㅗ ㄷㅐㅅㅣㄴㅎㅏㅂㄴㅣㄷㅏ. 4ㅇㅜㅓㄹ 30ㅇㅣㄹ ㄷㅐㄱㅐㅂㅗㅇ. ㄱㅡㄱㅈㅏㅇㅇㅔㅅㅓ ㅁㅏㄴㄴㅏㅇ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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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니 : 님, 어떤 일을 잊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혹은 절대로 잊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요? 저는 재밌었던 일이나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일이 있으면 휴대전화에 바로바로 메모해두거나 일기에 쓰곤 하는데요. 반대로 잊어버리고 싶은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일기에도 절대 쓰지 않으며 없었던 일인 것처럼 굴어요. 그렇지만 잊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일수록 마치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처럼 자꾸자꾸 떠올라, 가끔은 기억을 손쉽게 지워주는 장치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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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크에서 소개할 단요 작가님의 위픽 《담장 너머 버베나》 속 세상은 조금 신기합니다. 죽음을 기준으로 나뉘어 죽음을 겪거나 겪지 못한 자, 죽음으로 인해 변하거나 변하지 않은 자들이 섞이지 못한 채 살아가죠. 대부분의 사람은 죽음을 겪은 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과 죽은 사람을 망각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겪고 영원히 잊어버리지 못하게 돼요. 망각하지 못하는 이들은 ‘바깥자리’로 밀려나 형사나 탐정, 공증인이 되거나 비극의 주인공이나 낭만적인 연인이 되어 기억을 다루는 일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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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작고 연약한 소년 ‘소목’은 친구들과 숨어든 오래된 폐가에서 죽음을 목격합니다. 어느 노인이 다른 노인의 목을 조르고 있는 장면을요. 놀라 도망가던 소목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던 형의 죽음에 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형이 사고로 죽은 뒤, 소목은 형이 자신을 때리고 괴롭혔다는 이야기를 어렵사리 꺼내지만 부모님과 어른들은 모범생이었던 형이 그럴 리가 없다며 전혀 믿어주지 않지요.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을 기억하는 것처럼요.
한참을 달린 소목이 이른 곳은 폐가와는 달리 생명력이 가득한 2층 주택입니다. 그곳에는 소목이 유일하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소녀 ‘나울’이 살고 있어요. 엄마가 죽은 뒤 엄마에 관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는,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가 죽게 되면 또다시 그 사람에 관한 기억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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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잊을 수 없었던 소년과 죽음을 잊어버린 소녀. 정반대인 것 같은 두 사람의 마음은 같아요. 스스로를 지키고 싶다는 것. “기억한다는 건 함께한다는 거고, 존재한다는 건 어떤 형태로인가 기억되는 거래.”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이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자 담장 위로 올라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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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한, 3월의 위픽! 좋은 소설, 위대한 소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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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83 성해나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
우리가 잠깐 손님으로 왔다 가는 풍경에 영원히 머무는,
열 번을 나고 죽는 동안에도 이어지는 것들에 대해서
위픽 84 장진영 《김용호》
“거짓말엔 이제 지쳤다.”
삶에 술, 담배, 커피보다 끊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위픽 85 이연숙 《아빠 소설》
“하지만 세상에는 ‘아버지의 어딘가 좀 망가진 자식’도 있는 법이다”
아빠를 죽일까? 죽이지 말까? 아빠를 원망해도 될까? 이대로 용서해버릴까?
상처 입고 망가져도 다시 한번 ‘진격’하는 닉네임 ‘리타’ 이연숙 첫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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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고고,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테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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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 : 착하게 살자.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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